문화콘텐츠 플랫폼 예스24에 따르면 '인생의 의미'는 구매 나이 비에서 40~50대가 높은 비율을 차지해 중장년층 독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예스24
문화콘텐츠 플랫폼 예스24에 따르면 '인생의 의미'는 구매 나이 비에서 40~50대가 높은 비율을 차지해 중장년층 독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예스24

출판 시장에서 유명인의 도서 언급이 판매량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예스24 11월 2주 차 종합 베스트셀러 집계 결과에 따르면 토마스 힐란드 에릭센 인류학자의 '인생의 의미'가 베스트셀러 12위에 새롭게 진입했다.

이 책은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의 유튜브 채널에서 추천 도서로 소개되며 3주 연속 판매량이 오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에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감상평을 남기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문재인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에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감상평을 남기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책이 유명인의 언급으로 주목받은 사례는 이전에도 여러 번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에서 언급한 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스 우즈의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2022년 7월 2주 차에 알라딘 베스트셀러 37위에 올랐으며, 지난해 11월 발행된 한 잡지의 인터뷰에서 한소희 배우가 언급한 포르투갈 작가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는 알라딘 베스트셀러 2023년 12월 2주 차에서 5위를 기록했다.

교보문고(왼쪽), 알라딘(가운데), 예스24는 이동진 평론가의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서 운영되는 '이달의 책' 코너와 연계한 독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교보문고·알라딘·예스24 갈무리
교보문고(왼쪽), 알라딘(가운데), 예스24는 이동진 평론가의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서 운영되는 '이달의 책' 코너와 연계한 독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교보문고·알라딘·예스24 갈무리

주요 서점들은 이동진 평론가가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서 매달 책을 추천하는 코너인 '이달의 책'과 연계한 독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출판계는 이런 현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출판사의 마케터는 "월 1~2권 판매에 그치던 오래된 도서가 유명인의 언급으로 두 자릿수 판매량까지 오른 적이 있다"고 밝혔다.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출판편집자를 양성 중인 차명종 전임교수는 "연간 약 6만 종에 달하는 신간 속에서 차분히 책을 선별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면서 "독자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인물이 언급한 책을 보는 일과 (유명인이 언급한 도서가) 베스트셀러를 오르는 현상은 좋은 일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가 상업적으로 변질되면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상업적인 이유로 추천이 되는 도서는 그만큼의 돈을 벌 수 있도록 기획된 책들이기에 출판 분야에서 다양성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도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현상은 좋은 일이지만 독자들이 한 책으로 몰리는 현상이 꼭 건강한 흐름은 아니다"라면서 "출판계의 지향점은 독자들이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지속될 수 있는 법을 연구해야 한다"면서 "미래의 예비 독자인 청소년 때부터 다양한 책을 볼 수 있게끔 독서 훈련 있어야 하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책을 찾아 출간해주는 문화가 많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평론가는 독서 문화가 발전하려면 소통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어떤 한 콘텐츠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소통의 공간에서 대화를 나눌 때 생각이 교차하면서 사고의 폭을 넓혀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출판계 전반이 좀 더 살아 있으려면 주례사 비평이 아닌 살아있는 비평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전문가들의 식견으로 독자들과 함께 책에 대한 깊은 토론이 진행되는 '비평의 공간'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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