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mageF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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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KB증권이 공모금액 기준 주관 순위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수수료 수익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선두에 오르면서 '실속'이 엇갈린 모습이다. IPO 시장이 회복세에 돌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면서 향후 증권업계 실적 경쟁에도 관심이 모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1분기 총 5건의 IPO를 성공적으로 주관하며 약 3050억원의 주관실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LG CNS 상장 주관이 실적을 견인했으며 삼양엔씨켐, 아이에스티이, 심플랫폼 등 다양한 딜을 소화하며 입지를 공고히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서울보증보험 등 7건의 IPO를 통해 2956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삼성증권이 1399억원, 대신증권이 137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수수료 수익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두각을 나타냈다. 미래에셋증권은 주관실적 기준 2위에 올랐으나 약 55억6500만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두며 수수료 기준 1위를 달성했다. 이는 다양한 중소형 딜을 다수 확보하며 실속을 챙긴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4건의 IPO 주관으로 1185억원의 주관 실적을 기록하면서 8위에 그쳤다. 반면 수수료는 약 44억2600만원으로 수수료 기준 2위를 차지했다. 주관 건수 대비 높은 수수료 수익을 올리며 '알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KB증권의 수수료 수익은 약 44억600만원으로 한국투자증권과 근소한 차이로 3위에 자리했다. NH투자증권 역시 공모금액 기준 10위를 기록했지만 수수료 순위에서는 4위에 오르며 약진했다.

대형사 위주로 수임 경쟁이 심화하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은 순위권에서 자취를 감췄지만 1분기 IPO 주관에 성공한 회사들이 보인다. 신영증권, DB증권,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1건 주관에 성공하면서 실적을 채웠다.

올해 IPO 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한파가 풀리지 않은 모양새다. 상장 예정 기업들은 시장 상황을 관망하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분위기다. 실제로 상장한 기업들도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1분기 IPO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뚜렷하게 규모가 확대됐으나 공모주 투자 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1분기 상장 종목은 총 23개로 LG CNS, 서울보증보험 등 '대어급' 종목들이 등장하면서 공모금액이 전년 대비 300%가량 증가한 1조84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일반 청약 경쟁률은 전년 동기 대비 31% 하락한 708대 1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이후 고평가 논란 등으로 빠르게 냉각된 투자 심리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공모가를 살펴봐도 상단을 초과한 종목은 없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공격적으로 딜 수임에 나서면서 IPO 실적을 올리고 있다. 대형사들도 규모를 가리지 않고 중소형 딜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실적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는 올해 IPO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기형적으로 얼어붙어 있던 시기를 지나 정부의 IPO 제도 개선 추진 등으로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에 증권사들의 IPO 경쟁에도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제도 개선으로 공모가가 면밀한 기업 실사와 기관투자자의 가치평가가 반영된 합리적 가격으로 산정되고 투자자들에게 그렇게 인식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길 기대하고 있다"며 "어느 시점에서는 공모가 밴드가 매력적인 수준으로 다가오면서 다시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다만 공모주에 대한 관심 증가는 한정된 공모주 수량으로 인해 결국 과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도 한다"며 "고평가된 일부 공모주가 등장하면서 공모주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던 경험을 잊으면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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