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mageF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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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 심리가 냉각되면서 빅딜을 주관한 증권사들도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부터 다수의 '대어' 주관이 예상되지만, 상장 후 주가 흐름을 예상하기 힘들어 적절한 공모가 산정에 대한 우려도 조금씩 퍼지는 상황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올해 조단위 몸값을 나타내는 기업들의 IPO를 다수 주관할 예정이다. 현재는 미래에셋증권과 공동대표주관을 맡은 SGI서울보증보험의 수요예측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 외에도 DN솔루션즈,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대표 주관사단에 포함돼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두 기업은 상반기 IPO가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메가존클라우드, 리벨리온 등 조단위 기업들도 연내 상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IPO 빅딜은 약 4년 만이다. 2021년 카카오페이와 일진하이솔루스, HK이노엔 이후 이렇다 할 빅딜이 없었다. 2022년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KB증권과 모건스탠리가 그 해 딜을 모두 흡수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2023~2024년 에코프로머티, 두산로보틱스, HD현대마린솔루션, 시프트업 등 대표 주관사단에 합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알짜기업들의 코스닥 상장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 계열사 딜을 성사시켰던 김병철 본부장이 삼성증권을 떠난 여파로 해석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IB 사업부에서 활약했던 이재현 부사장을 대신해 이충훈 부사장을 IB1부문장으로 임명하는 등 조직을 정비하면서 반등 기회를 썼다는 평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IPO 시장 침체로 삼성증권의 공모가 산정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달아 수임한 빅딜에도 마냥 웃을 수 만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이 침체할 수록 기관과 개인 모두 옥석을 가리게 되는데, '대어'들의 락업(의무보유확약) 물량과 흥행 여부가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탓이다. 

SGI서울보증의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주식을 공모한다는 점이 투자 매력을 끌어내지 못해 전략을 재수정했고, DN솔루션즈는 해외기관의 주문을 얼마나 이끌어낼지가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DN솔루션즈는 당초 2월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국내 정치 상황과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5월로 공모 일정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G CNS가 공모 과정에서는 국내 기관을 중심으로 수요를 끌어냈지만, 상장 후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지면서 이후 진행할 IPO 딜에 대한 공모가 적정성이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DN솔루션즈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LG CNS와 마찬가지로 재무적투자자(FI)들이 IPO를 엑시트(자금회수) 기회로 보고 있다는 점도 투자 리스크로 여겨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히 연초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보니 경쟁사들도 LG CNS의 공모 흥행을 기원했을 정도"라며 "상장 후 주가 흐름을 보면서 올해도 쉽지 않겠다는 우려가 퍼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상장 타이밍을 잡기도 어렵고 적절한 공모가나 할인율을 잡는 난이도도 올라갔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시장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성공적으로 상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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