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증권이 전 사업 부문의 탄탄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올해 기업공개(IPO) 리그테이블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아도 차별화된 강점을 내세우는 KB증권의 항로에 시선이 모인다.
지난해 KB증권은 IPO 부문에서 리그테이블 1위에 오르며 연간 성적표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증권의 지난해 총공모 규모는 1조812억원이다. '대어'로 손꼽혔던 HD현대마린솔루션을 비롯해 와이제이링크·탑런토탈솔루션·엠엔씨솔루션 등을 주관했다. 특히 지난해 마지막 딜 엠엔씨솔루션을 무사히 상장시키면서 한국투자증권을 제치고 극적인 1위에 올랐다.
KB증권은 지난해의 영광을 올해도 재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승창 KB증권 ECM본부장(전무)은 지난 4일 뉴스저널리즘과 만나 "올해 목표는 당연히 1위"라며 "빅딜과 중소형 딜을 다양하게 수임해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KB증권은 올해 연초부터 IPO 시장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IPO 주관실적 2912억원을 기록하며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LG CNS와 삼양엔씨켐·아이에스티이를 대표 주관하고 동국생명과학에 공동 주관으로 참여했다.
KB증권 "DCM·ECM 전 분야에서 '토탈 IB' 제공…뛰어난 리서치 협업 강점"
유 본부장은 지난해에 이어 연초부터 매서운 'IPO 독주'의 이유로 KB증권만의 차별점을 내세웠다.
첫 번째는 DCM과 ECM 모든 비즈니스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면서 발행사에 더욱 폭 넓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 본부장은 "발행사에는 인수금융, M&A 등 IB 주요 비즈니스에서 강점을 살려 토탈IB(기업금융)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어 "KB증권은 현재 금융그룹 계열 증권사 중에서도 메이저 하우스로 자리하고 있다"며 "금융그룹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는 리서치 센터와 협업을 꼽았다. 유 본부장은 "실제로 기업의 밸류를 매기는 건 시장"이라며 "투자자들이 어떤 요소로 가격을 매기는가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 중 리서치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KB증권은 리서치 하우스에 높은 경쟁력을 갖춰 원활한 협업이 이뤄진다"며 "저 역시 운용사와 리서치를 거쳐 해당 분야 네트워크에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 본부장은 리서치 분야의 중요성을 특히 역설했다. 오랜 리서치 경력이 IPO 등 ECM 부문을 이끄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유 본부장은 "투자자들이 정말로 중요하게 여기는 게 어떤 포인트고 어떤 에쿼티 스토리를 제공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기관 투자자들이 받아들이기 쉬운 에쿼티 스토리를 만들 때 애널리스트들이 함께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 빅딜 같은 경우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NDR(기업설명회)와 IE(투자설명회)를 진행한다"며 "애널리스트는 독립된 조직으로 객관성이 부여돼 있어 더 신뢰도가 높고, 상장 이후에도 지속적인 컨설팅 등으로 기업 가치 유지를 도울 수 있다"고 부연했다.
"IPO 분야, 조직 안정화 필수…상장 심사 과정에서 조직 역량 증명"
아울러 유 본부장은 KB증권 IPO 조직의 견고한 안정화가 강점이자 지속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상장을 예정한 발행사와 수년간 관계를 쌓아가며 딜을 진행하는 IPO 업무 특성상 안정적인 인력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유 본부장은 "발행사 입장에서 가장 당황스러운 것은 계속해서 함께 IPO를 준비하던 담당자가 바뀌는 경우다"라며 "ECM은 아직도 VC(벤처캐피탈)나 PE(사모펀드 운용사) 등으로 인력 유출이 있어 안정적인 조직 관리로 꾸준히 함께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3~4년 전만 해도 IPO 인력 이탈이 많았지만 최근 2~3년간 인력 이탈이 가장 적었던 조직"이라며 "그 결과로 상장 청구 혹은 심사에서 KB증권은 철회, 정정 비율이 현저히 낮다는 점을 데이터화해서 발행사에 보여드린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 내 ECM 부문 관계자들은 IPO 인력 이탈에 고민을 거듭해 온 것으로 감지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성과제로 운영돼 높은 수익을 올리는 VC의 유혹이 특히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몇 년간 실무에 몸담으며 업무 감각을 체득한 인력이 이탈할 경우 타격이 크다"고 전했다.
유 본부장은 IPO 인력들이 다양한 성격의 업무를 모두 접해 실무 감각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또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실무를 익혀 온 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IPO 업무를 수행하려면 업무에 필요한 법률 지식뿐만 아니라 발행사와의 소통과 교감, 때로는 '밀당'을 하는 역량도 필요하다"며 "거래소 승인 과정에서 자료 대응 능력과 순발력도 중요한 데다가 영업력, 실무 서류 작업 능력 등 정말 다양한 재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런 업무를 수년간 수행하게 되면 산업을 보는 눈이 생겨 다른 분야에서 유혹이 많을 수 밖에 없다"며 "진정성 있는 소통과 소속감으로 조직력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유 본부장은 단순한 친밀도 상승이 아닌, 조직이 다 함께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동반자라는 의식을 심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부서 본부 내 업무 진행 상황이나 손익, 부서가 지향하는 아젠다를 투명하게 나누면서 부서 리더들끼리 이뤄지는 협의도 자주 공유한다"며 "직급이 높은 만큼 주니어 직원들과 소통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주니어 직원들에게 의견을 구했을 때 훨씬 참신한 솔루션이 나오는 경우도 많다"며 "조직의 안정성이 곧 안정적인 딜 수임으로 이어지고, 순위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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