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투자증권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얼어붙은 IPO 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를 돌파할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대표 주관한 티엑스알로보틱스는 최근 일반 청약을 마치고 오는 20일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티엑스알로보틱스의 총공모금액은 확정 공모가 기준 약 415억원이다.
NH투자증권은 티엑스알로보틱스가 상장하면 총 4건의 IPO 주관 성과를 올린다. NH투자증권은 현재까지 동방메디컬·동국생명과학·씨케이솔루션 3건의 IPO를 마치면서 총공모금액 693억원을 기록했다.
그간 IPO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NH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빅딜에서 자취를 감춘 모습이다. 연초 '대어'로 눈길을 끈 LG CNS와 서울보증보험 주관에 참여하지 못했다. 현재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DN솔루션즈 주관에도 NH투자증권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업계는 NH투자증권 IPO 부진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 빅딜 수임이 원활하지 않은 점을 보고 있다. 딜 규모에 따라 공모 금액 편차가 크기 때문에 빅딜 부재를 중소형 딜로 메우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씨케이솔루션 청약 과정에서 마감을 1~2분 남겨두고 급히 물량을 수정하면서 투자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는 NH투자증권의 주관 신뢰도에도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2023년 벌어진 파두 사태에 이어 지난해 거래소 심사 미승인·철회가 가장 많은 증권사로 꼽혔다. NH투자증권이 주관 계약을 맺은 상장 예정 기업들이 번번이 거래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주관 업무 역량에도 물음표가 달렸다.
일각에선 주관사 역량이 심사 승인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주관사는 실제로 심사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되는 요소를 신청 전 확실히 보완하고 본격적인 심사 신청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IPO 업계 관계자는 "심사 과정에서 거래소가 소명을 요구하면 성실한 자료 대응과 서류 작업으로 소명해야 한다"면서 "거래소 심사 방향이나 기조가 어느 정도 잡혀 있어 실사 등으로 사전에 바로 잡고 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청구 전 거래소와 협의를 거쳐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받을 수도 있다"며 "기업과 거래소 간 조율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NH투자증권은 심사 미승인·철회는 신청 건수가 가장 많았던 만큼 그에 비례한 수치라는 입장이다. 심사 과정에서 불가피한 철회가 발생하는 사례도 많을뿐더러 당시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은 영향도 컸다고 해명했다.
이는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상장 계획을 철회한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다. 또 금융당국이 상장 예정 기업 IPO를 대상으로 엄격하게 심사 기준을 조이면서 예기치 못한 미승인과 철회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IPO 시장에서 대형 딜이 크게 줄었다"며 "기존 대형 딜 위주로 공략해 성과를 올리자는 전략에서 중소형 딜을 찾아 나서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시장 분위기가 안 좋아지면 중소형 딜부터 타격을 받는다는 점이다"라며 "빅딜만큼 규모가 받쳐주지 않아 작은 걸림돌에도 연기나 철회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규모에 구애받지 않고 적극적인 딜 수임에 열중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선 중소형 증권사뿐만 아니라 대형 증권사들까지 중소형 딜을 찾아 나서고 있어 상황 반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PO 시장이 언제 다시 반등할지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꾸준히 딜 수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