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투자증권이 지난해 금융사고의 오명을 딛고 전통 IB를 주축으로 한 '기본'에 힘을 쏟고 있다. 1분기부터 DCM 리그테이블에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IPO를 비롯한 ECM 분야에선 고배를 마셨다. 이에 IPO 역량에 우려를 나타내는 시선이 고개를 든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3월 말 기준 1분기 DCM 리그테이블에서 4위를 차지했다. 대표주관을 포함한 국내채권 주관 금액은 약 4조7450억원으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JTBC 회사채 발행을 대표 주관하고 LG에너지솔루션 공모채, KB손해보험 후순위채, 현대해상 후순위채 등 대형 딜에 참여하면서 실적을 유지했다.
최근 대기업 네트워크를 쌓아가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LX하우시스, LX인터내셔널 등 LX그룹 회사채 발행에 참여했다. 이와 함께 최근 HL홀딩스 회사채 발행 주관사단에도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ECM 부문에선 DCM 만큼의 성과는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대어'로 꼽힌 LG CNS IPO(기업공개)에 공동주관으로 참여했지만 1분기 대표주관 실적은 텅 빈 상태다. 지난해 IPO 리그테이블에서 4위에 이름을 올렸으나 올해는 아직 이렇다 할 주관 성과가 미미하다. 이는 IPO 시장에 '한파'가 찾아오면서 시장 영향을 일부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가운데 시장 영향과 함께 김상태 전 신한투자증권 대표가 물러난 이후 IPO 분야에 힘이 빠졌다는 분석도 고개를 들었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에서 일어난 130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로 대표직을 사임했다.
김 전 대표는 대우증권 출신으로 미래에셋증권 대표에서 신한투자증권 대표로 선임됐다. 크래프톤, 제일모직, 롯데쇼핑 등 뛰어난 IPO 역량을 발휘한 인물로 알려졌다. 또 재임 당시 IPO 부문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 전 대표는 IPO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격적으로 외부 인력을 영입했다. 대표적으로 NH투자증권 출신의 서윤복 IPO본부장이 현재까지 부서를 이끌고 있다. 산하 IPO1·2부서의 부서장급 인력도 대부분 외부 인력으로 채워졌다고 알려졌다.
한편 김 전 대표 사임 이후 현 임원진을 살펴보면 '순혈주의'가 감지된다. 이선훈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3사장 체제를 구축하면서 사장단과 그룹장급 임원진이 모두 '신한 출신'이다. IB 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CIB2그룹 대표를 맡고 있는 김준태 전무는 신한투자증권에서 금융 경력을 시작해 현재까지 신한투자증권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CIB 총괄사장을 맡고 있는 정근수 사장도 신한은행에서 금융 업무를 시작해 신한지주 부사장, 신한은행 부행장을 거쳐 신한투자증권에 발을 디뎠다.
업계는 신한투자증권이 다시금 보수적인 인사 정책을 가동했다고 봤다. 이 점이 IPO 실적 부진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함께 거론된다. 김 전 대표 사임 이후 IPO 업무에 정통한 내부 인사가 없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외부 출신 실무진과 임원진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직 내 소통과 시너지가 충분히 발휘되지 못할 경우 실무 역량에도 자연히 엇박자가 나게 된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도 좋지 않고 아직 상반기를 다 지나지 않아 단정하긴 어렵지만 IPO는 작년에 비해 힘이 빠졌다고 느껴진다"며 "DCM과 WM 쪽으로 무게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신한투자증권은 IPO 시장 자체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황을 실적 부진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았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장에 나오는 딜 자체가 너무 적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IPO 부서는 인력 감축 없이 부서를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며 "강점이 있는 섹터와 별개로 섹터 구분 없이 전 분야에서 딜을 수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현재 노벨티노빌리티, 삼양컴텍, 호룡 등 상장예정기업의 심사 청구서를 접수한 상태다. 거래소 심사를 거쳐 IPO를 주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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