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은행 ATM이 늘어서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은행 ATM이 늘어서있다. 사진=연합뉴스

금감원이 발표한 홍콩 H지수 ELS 분쟁조정안에 따른 배상비용이 은행과 증권사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은행은 비이자이익, 증권은 자산관리(WM) 성장 기대감이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은 '홍콩 H지수 기초 ELS 관련 검사 결과(잠정) 및 분쟁 조정 기준(안)'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 △판매정책·소비자보호 관리 실태 부실과 △판매시스템 차원의 불완전판매 △개별 판매과정에서의 불완전판매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판매사와 투자자 간 분쟁이 조기에 해결될 수 있도록 검사 결과 확인된 내용을 기초로 분쟁조정기준안을 제시했다.

분쟁조정안 구조는 △기본배상비율 △공통가중 △가산·차감항목 반영으로 돼있고, 투자자의 경험과 목적, 투자규모 등에 따라 배상비율을 차등 적용키로 했다. 

금감원이 분쟁조정안을 발표하면서 ELS 판매사인 은행과 증권사의 비용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배상 비용 규모가 결코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기본배상비율은 정해져있지만 투자자별 가산·차감항목을 추정할 수 없어 판매사별 배상규모는 구체적으로 산출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ELS 손실 확정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비용 부담은 상반기 만기 도래액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ELS 만기가 도래하면 손실이 확정된다는 점에서 조정안 관련 비용은 순차적으로 확정될 것"이라며 "배상 차·가감항목 반영 역시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관련 비용은 2024년 1분기 이후 순차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H지수가 기초자산에 포함된 ELS의 만기 도래 규모는 올해 1분기 3조8000억원, 2분기 6조원, 3분기 3조1000억원, 4분기 3조7000억원 수준이다. 4대 시중은행 기준 상반기에 6조9000억원, 하반기에 3조6000억원이 예상된다. 

4대은행 예상 배상금액은 배상비율이 20%일 때 8112억원, 40%일 때 1조6224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금융사들로서는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

강 연구원은 "향후 금융기관의 금융상품 판매는 좀 더 보수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은행의 비이자이익, 증권의 WM 부문에 대한 성장 기대감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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