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세기 후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 사경 ‘묘법연화경 권제6’이 고국 품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15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하 재단)을 통해 일본에서 환수한 ‘묘법연화경 권제6’를 언론에 공개했다.
‘묘법연화경 권제6’은 감색 종이에 경전의 내용을 금·은니(金·銀泥)로 필사해 절첩본으로 만든 고려 사경으로, 지난해 6월 소장자가 재단에 매도 의사를 밝히면서 처음 존재가 확인됐다. 이후 문화재청의 행정지원과 수차례에 걸친 재단의 면밀한 조사와 협상을 거쳐 올해 3월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사경(寫經)은 불교 경전을 옮겨 적은 경전을 의미하는데, 본래 불교 교리를 전파하기 위해 제작되었으나 점차 발원을 통해 공덕을 쌓는 방편으로 여겨져 널리 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고려시대에 사경 제작이 성행했으며, 국가 기관인 사경원을 통해 국가의 안녕을 빌거나 개인적 차원에서 돌아가신 부모의 극락왕생 등을 바라는 목적으로 제작됐다.
‘묘법연화경’은 부처가 되는 길이 누구에게나 열려있음을 기본사상으로 한 경전이다. 총 7권 중 제6권에 해당하는 ‘묘법연화경 권제6’은 묘법연화경 전파의 중요성과 공양 실천에 대한 강조를 주 내용으로 한다. 특히, 내용 중 23품에 해당하는 ‘약왕보살본사품’에는 묘법연화경이 ‘여러 경전 가운데 제일’이며, ‘이 경전을 듣고 스스로 쓰거나 다른 사람을 시켜 쓰면, 그 얻는 공덕은 부처님의 지혜로 그 많고 적음을 헤아려도 그 끝을 알 수 없다’고 적혀 있다.
구성을 살펴보면 표지에는 4개의 금니로 그려진 연꽃이 수직으로 배치되었고, 넝쿨무늬가 은니로 여백 없이 그려졌으며, 그 위로 사각의 칸을 두어 경전의 제목을 적었다. 경전의 내용을 압축하여 묘사한 변상도는 4개의 화면으로 구성돼 있다.
화면 우측에는 묘법연화경을 설법하는 석가모니불과 그 권속이 그려져 있으며, 좌측에는 사람들이 성내며 돌을 던져도 ‘그대들은 모두 성불하리라’고 말하는 상불경보살품의 장면, 타오르는 화염 속에 자신의 몸을 바쳐 공양하는 약왕보살본사품의 장면 등 극적인 장면들이 담겨있다.
특히 화면 우측의 설법 장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화면을 선으로 빼곡하게 채운 점 등에서 14세기 후반 고려 사경의 특징이 드러난다. 총 108면에 걸쳐 이어지는 경문은 한 면당 6행씩, 각 행에는 17자의 글자가 적혀 있으며, 금니로 경계를 그리고 은니로 글자를 정성스럽게 적은 형태이다.
문화재청은 “‘묘법연화경 권제6’은 불교문화유산으로서의 종교적 가치와 뛰어난 미적 가치를 함께 자랑하며, 70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보존 상태가 양호해 향후 다양한 연구와 전시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번 문화유산 환수는 복권기금으로 추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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