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당계회도. 사진 제공=문화재청

문화재청은 조선 중종대 계회 그림인 ‘독서당계회도(讀書堂契會圖)’ 등 고려시대 불상과 전적문화재 총 4건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28일 밝혔다.

‘독서당계회도’는 조선 중종대인 1516년부터 1530년까지 독서당에서 사가독서를 했던 현직 관료들의 모임을 기념하여 그린 작품이다. 하단 좌목에 언급된 인물들의 관직을 조선왕조실록 및 각종 문집에서 확인한 결과 1531년 경에 모임이 열린 것으로 여겨짐에 따라 이 그림도 당시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 폭의 족자 형태로 꾸며진 ‘독서당계회도’는 화면 맨 위에 ‘독서당계회도(讀書堂契會圖)’라는 제목이 한자의 대표 서체 중 하나인 전서체로 적혀 있으며, 가운데 그림은 두모포 일대의 자연 풍광과 사가독서의 공간이었던 독서당, 사가독서했던 주인공들이 한강에서 뱃놀이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먹을 위주로 하여 묘사한 산수는 조선 전기 화가 안견의 화풍을 추종한 산수화 유파인 안견파의 화풍을 잘 보여주며, 멀리 있는 산은 남동석을 원료로 한 석청 안료를 사용해 짙은 청색으로 표현한 조선 전기의 귀중한 예이다. 화면 아래 좌목에는 계회 참석자 12명의 명단이 보이는데 이들의 호(號), 이름, 자(字), 본관, 생년, 사가독서 연도, 과거 급제 연도, 부친이나 형제 등의 인적사항 등이 정자로 바르게 쓴 한문서체인 해서체로 기록되어 있다.

이 작품은 지난해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미국에서 환수한 것으로, 보물로 이미 지정되어 있는 다른 계회도 13점과 비교해 시기적으로 두 번째로 제작된 작품이지만, 후대 제작된 계회도의 전형적인 형식인 상단 표제·중단 그림·하단 좌목 형태로는 제작시기가 가장 앞서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중요하게 평가됐다. 

한편, ‘안성 청룡사 금동관음보살좌상(安城 靑龍寺 金銅觀音菩薩坐像)’, ‘수능엄경의해 권9~15(首楞嚴經義海 卷9~15’, ‘이항복 해서 천자문(李恒福 楷書 千字文)’ 등도 보물로 지정됐다.

‘안성 청룡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은 고려 후기(14세기)에 제작된 보살상으로, 머리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통견을 입었으며 대좌 위에 완전히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는 결가부좌를 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보살좌상이 대부분 나무로 만들어진 데 반해 드물게 금동으로 제작되었다는 점, 복장에서 발견된 중수발원문에 보이는 기록을 통해 그 내력을 확인할 수도 있다는 점 등에서 점 등에서 역사적, 미술사적 가치가 높다”라고 설명했다.

‘수능엄경의해 권9~15’는 인도 승려 반라밀제가 중국 당나라로 전래하여 한역한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10권을 중국 남송의 함휘가 30권으로 엮은 주해서 중 권9~15에 해당하는 경전이다. 전 30권 판본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비교적 많은 양을 온전하게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유일한 권수로 희귀성이 있는 귀중한 학술적 자료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항복 해서 천자문’은 1607년 이항복(1556~1618)이 손자 이시중(1602∼1657)의 교육을 위해 직접 써서 내려준 천자문이다. 이 천자문은 총 126면의 분량으로, 본문 125면과 발문 1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 글자가 약 8cm로 가장 크고, 시기도 가장 이른 육필 천자문으로 서예사적으로 중요한 자료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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