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극인복지재단은 오는 11월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나온씨어터 등 대학로 일대에서 제3회 연극 판(PAAN) 페스티벌을 열며, 첫 작품인 '남자들'을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공연한다고 16일 밝혔다.

축제는 최근 공연된 우수작 중 다시 보고 싶은 공연을 초청해 재공연의 기회를 제공하는 연극 레퍼토리 행사다. '2024년 민간축제 지원 및 육성사업'에 선정됐으며, 연극인복지재단이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며 서울문화재단 서울연극센터가 협찬한다.

올해는 지난 14일부터 시작돼 △'남자들'(극단 위대한 모험) △'어슬렁'(907) △'감마선에 노출되어 슈퍼히어로가 된 세 명의 박사는 왜 지구를 지키려 하지 않는가'(이하 '감노슈가', 극단 D7)이 공연된다. 축제의 첫 작품인 '남자들'은 작년 겨울 초연됐으며 이와이 히데토의 희곡을 김현회, 이홍이가 각색하고 김현회가 연출한 작품이다.

'남자들'은 어릴 때부터 한 동네에서 자란 네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

하고 취업을 앞둔 '현수', 제약회사에 다니는 '상호', 대학은 나왔으나 알바를 전전하며 생활하는 '용기', 고졸 출신 액션 전문 배우 '광수'. 이들은 각자 자신의 사회적 위치에서 '진짜 남자'가 되기 위해 분투하지만 번번이 실패하며 삶의 혼란과 방황을 겪는다.

작품은 현실적 문제를 풍자적으로 그리며, 초연 당시 문화적 이질감이 없는 번안과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 웃음과 비애가 공존하는 무대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생물학적으로 '남자'인 주인공들이 희극적으로 형상화한 '남성성'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배려 부족, 공감 능력에 대한 부재와 나이가 들어가는 것의 문제로 주제를 확장하며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연출은 “공연은 네 남자의 20대부터 80대까지의 인생을 통해 누구나 겪는 실패와 좌절,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겪는 소외와 고독, 그리고 나이듦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칫 무거운 연극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재미있는 상황이 끊임없이 펼쳐지며 웃음 안에서 의미를 전하며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축제의 두 번째 작품인 '어슬렁'은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나온씨어터에서 공연되며, '감노슈가'는 11월 6일부터 10일까지 동숭무대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오는 17일에는 연극 '남자들' 공연 종료 후 예술가와의 대화 시간이 함께 예정돼 있다.

연극인복지재단은 이 밖에도 오는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대학로 서울연극센터 1층 라운지에서 '나의 이야기–배우에 대하여'를 주제로 매일 '판(PAAN) 특강 시리즈'를 연다. 특강은 △배우 최무성 △최철웅 캐스팅디렉터 △배우 박건형 △민준호 연출 △박정희 국립극단 예술감독 순으로 진행한다.

특강은 곧 있을 대학 입시에서 연극영화를 전공하고자 하는 입시생, 배우 지망생 및 일반 시민과 연극인들에게 '배우'에 대한 개인적인 경력과 경험에서 나오는 진솔한 이야기 및 현장 에피소드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오는 11월 11일부터 11월 15일까지는 연극인 참가자들이 5일 동안 연극에 대한 토론과 아이디어를 공연하고 짧은 공연을 만드는 '프로젝트 판(PAAN)치기' 연극 워크샵 공연도 열린다. 워크샵 공연은 오는 11월 16일가 17일 무료 공연될 예정이며, 오세혁 연출가가 총괄 코디네이터로 참여하고 강훈구, 김남언, 장한새 연출이 각 팀의 리더로 참여한다.

자세한 내용과 참가 신청 등은 연극인복지재단 홈페이지와 SNS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