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영화제 지원 삭감 등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형식 변화로 돌파구를 찾았다. 올해 DMZ Docs는 상영 지역·시기를 확대하고 '영화제'라는 역할을 DMZ Docs 포럼 등 제작 현장 문제 반영의 장으로 활용한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CGV명동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제1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DMZ Docs는 국내 주요 다큐멘터리 부분경쟁 영화제 중 하나로, 지난 15회까지 고양특별시 및 파주시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장해랑 DMZ Docs 집행위원장, 장병원 DMZ Docs 수석 프로그래머, 강진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올해 DMZ Docs는 '우정과 연대를 위한 행동'을 슬로건으로 오는 26일부터 10월 2일까지 열린다. 영화제 기간 동안 △국제경쟁 △프런티어 △한국경쟁의 경쟁 부문과 △베리테 △다큐픽션 △에세이 △익스펜디드 △기획전(작가전·주제전·아카이브) 총 5분야의 비경쟁 부문 43개국 총 140편(장편 80편·단편 60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개막작은 '혁명을 경작하다(Farming the Revolution)'(니쉬타 자인·아카시 바수마타리 감독, 인도·프랑스·노르웨이)가 선정됐으며 폐막작은 '영화광들!(Filmlovers!)'(아르노 데플레솅, 프랑스)가 뽑혔다.
올해 DMZ Docs의 핵심 변화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로 다큐멘터리 대중화 및 다큐멘터리-시민의 연결을 위한 상영 지역·작은 영화제 확대다. 기존 경기 고양·파주에서 열린 DMZ Docs는 올해부터 경기 안산 경기도미술관, 용인 백남준아트센터, 수원 수원시미디어센터 등에서도 상영된다.
고양시 내 상영관도 자리를 옮겨 메가박스 킨텍스점, 롯데시네마 주엽점,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일산호수공원 노래하는 분수대로 나눠 '영화의 거리'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더 나아가, 온·오프라인으로 연계된 작은 영화제를 개최해 단발성 행사로 끝나지 않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DMZ Docs 측에 따르면 영화제 기간 외에도 경기도 전역에서 다큐멘터리 상영회를 열 계획으로 이번 DMZ Docs 이후로는 11월에 예정돼 있다.

영화제의 기간과 장소 모두가 바뀌는 일은 흔치 않은 큰 변화다. 특히 영화제가 축제의 성격을 띤 만큼, 개성(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 위한 방법과는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DMZ Docs 측은 시대적 '다큐멘터리의 필요성'과 '제작 예산 등 현실적 문제'의 해결법으로 삼았다.
장해랑 집행위원장은 "예산 삭감으로 어려움과 환경의 변화를 겪고 있다"며 "우리 삶을 보더라도, 전쟁, 기후위기, 혐오, 불평등 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DMZ Docs가 변화와 혁신을 줘야 될 것인가,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올해 DMZ Docs는 영화제 지원 예산 5억원이 삭감됐으며,경기 수원에서 열리는 행사는 2억원 정도의 지원을 받아 개최한다.
수익성 개선의 방안에 대해 그은 "재원적 문제가 굿즈 정도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본다"며 "훨씬 더 제도나 정책 쪽에서 많은 부분들이 돼야 하는 일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현대의 제작 시스템, 제작돼 개봉까지 가는 데 있어서 현장에서의 어려움 같은 부분도 좀 더 구조적으로 들여놓는 작업이 필요하다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장 집행위원장은 "(그럼에도) 영화제가 밖으로 나간 이유는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다큐멘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험악해진 자기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제대로 된 기록과 제대로 된 문제 진단이 필요하고, 다큐멘터리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시민들을 훨씬 더 많이 만나야 하고 접점을 더 많이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는 최근 EBS국제다큐영화제(EIDF2024)가 창작자 지원(인더스트리) 확대로 공영방송 영화제로서의 책임을 강화했고, 부산국제영화제(BIFF 2024)의 선정 기조가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중시한 형태를 추구한 것에서도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두 번째 핵심 변화는 '영화제'가 가진 책임과 역할을 활용해 제작 현장의 문제를 논의하는 'DMZ Docs 포럼'을 신설하는 것이다. 포럼은 영화계의 주요 이슈, 다큐멘터리 미학, 지원 정책 등을 심층적으로 논하는 자리로, 장 집행위원장은 5가지 포럼 주제를 선정하고 다큐멘터리 제작현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해 제작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자 했다.

DMZ Docs는 접점을 넓혀 대중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프로그램의 시각은 슬로건과 같이 '우정과 연대를 위한 행동'에 기반해 현대적 의제 반영을 신경 썼다. 개막작인 '혁명을 경작하다'는 2020년 인도 정부가 '농지법'을 시행해 농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했고, 이에 저항한 인도 전역의 농민들 및 연대하는 시민·여성들의 투쟁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폐막작으로 선정된 '영화광들!'은 데플레솅 감독의 자전적 유년시절 기억과 영화사적으로 중요한 작품들을 얽어 아카이브 필름·다큐멘터리 재현 형식을 혼용한 하이브리드 영화다. 이를 통해 '영화'를 본다는 행위,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행위를 심도 있고 유쾌하게 돌아볼 수 있는 '영화에 바치는 헌사' 같은 작품이다.
장 수석 프로그래머의 "올해부터 DMZ Docs 폐막작을 사전 선정·공표해 폐막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했다"는 말로 미뤄볼 때, '영화제'가 영화의 축제라는 점을 상기하게 하는 작품이다.
DMZ Docs는 영화제 외에도 오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한국·아시아 다큐멘터리 창작 지원 'DMZ Docs 인더스트리'를 운영한다. 인더스트리는 △DMZ Docs 펀드(코리안POV, 기획개발·초기제작 대상) 10편 △DMZ Docs 피치(제작·편집 단계 지원) 19편(프로덕션 피치 13편, 러프컷 피치 6편)이 선정됐다.
이 밖에, 행사 기간 동안 토론·GV 등 연계 이벤트와 전통적 영화 상영 틀을 깬 '비(非)극장 상영', DMZ 다큐로드(투어 프로그램), 전시·체험 결합 행사 섹션 '오감으로 만나는 DMZ Docs' 등을 운영한다. 섹션별 자세한 상영작 소개 및 행사 일정 안내 등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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