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가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가 1%p 이상 벌어지며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폭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준은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 0.75%p 인상을 결정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3.75~4.00%로 상승했다.

아울러 제롬 파월 의장이 “최종 금리는 이전 예상 수준보다 높을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금리 격차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연준이 이전에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당시 연준 위원은 최종 금리를 4.5~4.75%로 예상했다.

이번 파월 발언으로 미국의 최종 금리가 5%를 넘길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며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한미간 금리격차가 커지면 외화 유출이 빨라지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하게 된다. 올해 들어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은 1400원 대에 머무르고 있다.

한미간 금리 격차가 커질 경우 연말에는 환율이 1500원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증권 오창섭 연구원은 “환율이 1450원을 뚫을 경우 다음 레벨은 1500원”이라며 “최근 달러 강세는 미국 채권 금리 상승이 주도하고 있는데 금리 인상이 종료되는 내년 1분기가 달러 정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환율이 오를 경우 수입에 의존하는 품목의 가격이 오르고 이는 곧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물가상승률은 5.7%로 나타났다. 물가상승률이 7월 이후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데다 석유류, 공업식품 상승률이 각각 10.7% 6.3%로 나타났다.

이창용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5%대일 경우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발언한 만큼 한은 역시 당분간 금리 인상을 이어갈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인상 폭이다. 파월 의장은 “이르면 12월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겠다”고 말했으나 “인하 고려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는 올해 한 차례 남아있으나 연준이 12월 추가 금리 인상을 확실시 한 만큼 선제적인 대응의 필요성이 커지며 금리차 축소를 위해서는 세 번째 빅스텝이 필요하다.

다만 최근 레고랜드 채무 불이행으로 발생한 채권 시장 경색 및 서민 이자부담 가중으로 큰 폭의 금리 인상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주상영 위원, 신성환 위원 등 일부 위원이 베이비스텝 인상을 지지한 만큼 11월 정례회의에서는 국내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0.25%p 인상에 그칠 것이란 의견이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은 "연준이 12월 0.5%p인상한 뒤 2023년부터 0.25%p 베이비 스텝으로 회귀해 1~2차례 추가 인상 뒤 금리인상 사이클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여 한은도 이번 달 가계부채 등 문제로 0.25%p 인상하는 등 속도 조절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헌 부총재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금리인상 감속 가능성이 제시되었음에도 파월 의장 발언이 매파적인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금융, 외환시장에서도 연준 금리인상, 주요국 환율 움직임,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