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 금리가 9년 6개월 만에 5%를 돌파했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9월 금융기관 가중 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가계대출 금리는 5.15%로 전월 대비 0.39%p 상승했다.

특히 기업대출 여신금리는 전월 대비 0.20%p 오른 반면 가계대출은 0.39%p로 오름세가 더욱 컸다.

주책담보대출 역시 전월 대비 0.44%p 상승한 4.79%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대출금리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8일 은행연합회 발표에 따르면 전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0%로 2012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두 번째 빅스텝을 밟으며 기준금리가 3%까지 치솟았다.

물가상승률이 높은 만큼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인상폭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가 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의견을 내비친 점, 레고랜드 사건으로 한은이 시장에 자금여유를 제공하기로 한 덕이다.

메리츠증권 이승훈 연구원은 “연준이 11월 75bp 인상 이후 12월 50bp 인상으로 감속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예대금리차 확대 역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예대금리차 역시 2.46%로 전월 대비 0.03%p 커졌다.

구조상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시장금리가 일, 주 단위로 반영되지만 예금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 이후 변동된다.

정부는 예대금리차 축소를 위해 지난 8월부터 각 은행별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를 월 단위 공시하도록 했다.

은행별 예대금리차 비교공시를 통해 금융사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고 소비자 혜택을 늘린다는 취지다.

다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정책성 상품 제공 및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등 예외를 두지 않는 계산법 탓이다.

한국은행 역시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 실효성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시중은행은 예금 금리 인상을 경쟁적으로 올리며 4%~5%대 상품을 선보였으나 이러한 수신 금리 경쟁도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신한은행 정상혁 CFO는 지난 25일 “LCR 규제 완화 정상화, 자금 만기, 채권시장 불안정성을 앞두고 시중은행 조달금리가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LCR 규제 완화 정상화를 6개월 유예해준 데다 예대율 규제 역시 100%에서 105%로 완화하면서 현금확보를 위한 금리 경쟁이 덜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권 시장이 불안정해지자 당국이 자본 흐름을 위해 금융권에 여유를 줬고 당분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만큼 은행도 과도한 경쟁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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