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카드사의 자금 조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카드사 부담도 커지는 탓이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전일 5.343%를 기록했다. 지난 6월 4%를 넘긴지 약 3달 만이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지난 20일 5%를 돌파하며 2010년 7월 20일 4.8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여전채 AA+ 3년물 금리가 2.4%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2배 이상 뛴 것이다. 

채권 금리 인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현지시간 2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세 번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며 기준금리를 3.00%~3.25%까지 인상한 만큼 한국은행도 파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큰 탓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2일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지난 수 개월 동안 말씀드린 0.25%p 인상 가이던스의 전제조건이 바뀌었다”며 추가적인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전제조건 변화가 국내 물가와 성장 흐름,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한 후 기준금리 인상폭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카드사의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카드론 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3.18%를 기록했다.

카드론 평균 금리는 지난 4월 12.98%로 떨어져 지난달까지 12.87%로 12%대를 유지했으나 한 달 새에 0.31%p가 오른 것이다.

카드사가 지난 2분기 카드론 금리를 내린 것은 우량차주를 모으기 위해서다. 수익성 악화로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숙제가 된 만큼 고신용자를 위해 문턱을 낮춘 것이다.

실제로 전업 카드사의 절반은 지난 8월에도 신용점수 900점 초과 차주에 10% 미만의 금리로 카드론을 제공했다.

카드사는 타 금융사와 달리 수신기능이 없어 운영자금의 대부분을 카드채 발행에 의존한다. 카드 결제 수수료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데다 카드론이 DSR 규제에 들어간 탓이다.

아울러 대출 규제에서 제외되는 리볼빙의 경우 금융당국이 리스크 관리 및 마케팅 자제를 권고한 만큼 자금 조달 창구는 더욱 좁아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출 서비스는 확보한 자본으로 운용하는 만큼 금리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로웠으나 금리가 오르며 역마진 우려에서 벗어날 수 없어졌다”며 “카드론 인상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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