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3%에 도달했다. 지난 2012년 10월 이후 꼭 10년 만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센 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여전한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인 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례회의를 통해 사상 첫 5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과 더불어 지난 7월에 이은 두 번째 빅스텝이다.
이 총재는 “이러한 정책 대응이 한·미 정책금리 역전폭 확대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켜 외환부문의 안정에도 일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월 인상폭에 대해서는 “정책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크고 금통위원들 간에도 다양한 견해가 있기 때문에 다음번 회의에서의 인상폭과 그 이후의 금리인상 경로 등을 결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주상영, 신성환 등 일부 위원은 이번 정례회의에서 0.25% 인상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이번 빅스텝이 예견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이창용 총재가 지난 7일 국회 재정위원회 한국은행 국정감사에 참석해 “물가상승률이 5% 이상인 경우 물가 안정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고물가 고착을 막기 위해서라도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6% 상승했다. 7월과 8월 상승률은 각각 6.3%, 5.7%로 소폭 둔화했으나 아직 5%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 정점은 10월“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으나 유가, 곡물 등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재화의 가격이 오르며 “5%대 물가상승률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여기에 지난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사상 처음으로 3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 인상)을 단행하자 한미 금리격차에 대한 압박 역시 커졌다.
당시 이 총재는 “미국 최종 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가 4%대를 넘기면서 가이던스에 대한 전제 조건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3.00%~3.25%다.
지난달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연말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4.5%다. 한미 금리격차가 커질수록 달러 강세는 물론 외화 유출이 커질 수 있어 한국은행으로서는 이번 빅스텝이 불가피했으리란 평가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물가 추가 상승압력과 외환부문 리스크가 증대하고 있는 만큼 정책대응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환율 상승 영향 등이 추가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상당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금통위는 “국내 경기가 둔화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해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인 2.6%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내년 성장에 대해서는 전망치 2.1%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서민과 중소상공인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1757조9000억원이다. 이 중 78.5%는 변동금리 대출 이용자로 나타났다.
인상 폭이 여신금리에 그대로 반영될 경우 가계 연간 이자 부담은 약 6조9000억원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이 총재는 “최근 가파른 금리인상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경제 전반의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이해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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