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4연속 자이언트스텝(0.75%p 인상)에서 벗어나 긴축 속도를 조절한 것이다. 다만 한미 금리 격차가 22년 만에 1.25%p까지 벌어지면서 한국은행의 내년 기준금리 인상 폭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연준은 14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을 결정하면서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3.75~4.0%에서 4.25~4.5%로 뛰었다. 이는 15년 만에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이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3.25%로, 한미 금리 차는 1.0~1.25%로 확대됐다. 1.25%p는 2000년 10월 1.50%p 이후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미 금리 격차가 확대될수록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 시장에서 대거 유출되고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한국은행이 내년 1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3.50%로 올릴 것이란 보고 있다.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3.50% 이상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날 미 연준은 내년 금리의 중간값을 5.1%로 전망했다. 올해 9월의 4.6%보다 0.5%p 높이며 매파적 기조 유지를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제는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최종 금리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지를 생각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어느 시점에는 긴축 기조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가 가장 중요한 질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확신하기에는 상당히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점차 목표인 2%로 되돌리기 위해 충분히 긴축적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