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같아지면서 한국은행의 빅스텝 진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진행한다면 이는 금통위 사상 첫 빅스텝이자 3연속 금리인상이다.
특히 이창용 총재가 지난 6월 21일 “물가 상승 추세가 진정될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영할 것”이라고 발언한 만큼 한은이 공격적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한은이 빅스텝을 고심하는 이유는 지난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한 번에 금리를 0.75%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탓이다.
한은은 올해 2차례 인상을 결정하며 기준금리를 1.75%까지 올렸다. 미국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강경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히자 선제적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으며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가 금세 따라잡혔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을 따라잡으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환율은 약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했다.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하면 외화 유출도 일어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번 6월 외환보보유액은 4382억8000만 달러로 한 달만에 94억3000만 달러가 줄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외환당국에 환율 안정에 개입하겠다고 밝힌 이후 직접 달러화를 매도한 점도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증시 하락도 문제다. 코스피는 지난 6일 약 2년 만에 2200선까지 하락했다. 실제로 일부 증권사는 코스피 변동폭 밴드 하단을 2050선까지 낮췄다.
또한 수입에 의존하는 물품은 기존보다 높은 금액을 내야 하는 만큼 물가 상승도 피할 수 없다. 이 총재가 물가 안정을 가장 큰 목표로 내세운 만큼 빅스텝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는 이유다.
문제는 연준이 7월에도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8.6% 상승했다.
이는 연준 예상치인 8.2%를 상회하는 수치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 예상 상승치는 전년 대비 8.8%다. 이는 5월보다 높은 수치로 인플 레이션이 현재진행형이라는 뜻인 만큼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진행할 가능성도 크다.
아울러 크리스토퍼 윌러, 제임스 불러드 등 일부 연준 의원도 2연속 자이언트 스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제임스 블러드 총재는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3.5% 수준까지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연준의 2연속 자이언트스텝이 현실화하면 한은이 빅스텝을 밟는다 해도 금리역전 상태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한국은행의 빅스텝 진행이 어렵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인플레이션, 환율과 투자시장에 집중해 금리를 급격히 올릴 경우 경기가 나빠져 실물경기 위축 가능성이 큰 탓이다.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세를 인정하고 새로운 거리두기 규정 발표를 예고한 데다 오는 9월 소상공인 대상 금융지원이 끝나는 만큼 이자 부담도 큰 걱정거리다.
특히 금융지원으로 자영업자 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데다 아직 경제가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만큼 파산 신청이 급등하리란 시선도 있다.
ING은행 강민주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0.25%포인트만 인상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며 “급격한 금리 이낭은 실제 미래의 소비지출뿐 아니라 움츠러드는 소비심리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투자전문사 골드만삭스 역시 지난 5일 보고서를 통해 “세계 성장 둔화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빠른 금리 인상은 내수와 금융 안정에 부정적일 수 있다”며 한은의 베이비스텝 인상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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