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방한했지만, 통화스와프 확답을 듣지 못했다. 대신 필요시 외화유동성 공급하겠단 의지를 확인받았다.

우리나라 입장에선 아쉬운 답변이었지만 불안한 환율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받았다.

20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00원 내린 1313.40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주 1326원을 기록한 뒤 하락세로 전환하며 안정권에 접어든 모습이다.

정치권에선 환율이 급등하자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강력히 요구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방한에서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환율 방어선을 구축해야 한다는 논리다.

한국은행은 그동안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보유액은 6월, 한 달 동안 94억3000만 달러 줄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상황이 불안하니 한미 통화스와프가 다시 떠오른 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 2020년 등 두 차례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경험이 있다. 2008년 체결 소식 이후 원/달러 환율은 177원 하락했다. 2020년에도 체결 소식과 함께 39.20원 하락하며 환율 안전판 역할을 했다.

하지만 통화스와프는 단기적 하락만 면했을 뿐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통화스와프 역시 높은 이자를 주고 달러를 빌려야 하는 만큼 급한 불을 끄고 난 뒤 기업과 은행들이 달러를 빌리는 데 주저하는 것도 이유다.

오히려 금리인상 카드를 통한 물가 안정과 이에 대한 부작용인 가계부채 부실 대응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실제 환율은 상승 중이지만 외국인의 동요가 적은 편이다. 외국인 자본유출입은 올해 2월 이후 주식투자자금이 유출로 전환했음에도 채권 투자자금 및 차입금이 유입세를 유지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순유입을 유지 중이다.

과거 환율 상승기 외국인 자본유출입을 분석한 결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15%를 초과하는 경우 외국인 자본유입 규모는 평균 유입액 대비 약 360억 달러 감소했다. 현재 상황에선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란 것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유탁 연구위원은 “환율 급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외화자금시장이 비교적 차분한 데다, 외국인 채권 보유도 늘고 유가도 하락세를 보이는 등 환율 추가 급등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외국인 주식매도 공세가 낮아지고 무역수지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환율은 1300원대 안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 김현태 연구위원도 “금리인상 기조 유지는 국내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부정적 충격을 완화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이 특정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될 때까지 금리인상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다만 기준금리 인상 과정에서 일부 가계와 기업의 부채상환 부담이 과중하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저소득가구, 자영업자 및 영세 사업체의 부채 상환능력과 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필요시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높인 가계 및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