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을 밟았다. 이전까지 기준금리 인상 폭은 0.25% 수준이었지만 한번에 0.50% 인상을 결정한 셈이다.

이에 기준금리는 2.25%를 기록했으며 연말까지 금리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감담회에 참석해 “물가 상황은 6%대인 물가 오름세가 이미 높은 수준인 데다 확산 정도 역시 보다 광범위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실질금리의 마이너스 폭도 크게 확대됐다”고 빅스텝 결정 요인을 설명했다.

이어 “또한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4%에 근접하고 임금 오름세도 높아지는 등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되고 물가·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한 정책 대응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물가 정점은 올해 3분기 말 또는 4분기 초라고 예상한다”며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금리 인상 기조에도 추가적인 빅스텝이 이뤄질 가능성은 적다.

이 총재는 “점차 완만히 낮아지는 상황 하에서는 금리를 당분간 25bp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 기준금리 상단을 2.75%~3.0%로 전망하는 것에 대해 합리적이라면서도 “다만 현재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추후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에도 이창용 총재는 “연말 기준금리 2.5% 예상은 합리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총재의 발언을 종합하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빅스텝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역시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서민들이 지출할 이자비용 증가를 의식했다.

이 총재는 ”이번 금리인상으로 취약 부문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 현 상황에서 물가 대응에 시기를 놓치면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고 고인플레이션 상황이 고착된다면 향후 더 큰 폭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해져 경제 전반은 물론 취약부문에도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추가적인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한 만큼 한국-미국 간 금리 역전 현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 인상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만에 8.6% 상승하며 연준 예상을 뛰어넘자 인플레이션 정점이 지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1.75%로 연준이 이달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거나 베이비스텝을 밟지 않는 이상 금리역전 현상은 불가피하다,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투자자금 유출이 빨라져 국내 증시와 환율에 악영향을 미친다.

한국외환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1312.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9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계적으로 긴축이 빨라지면서 안전자산에 실물자산이 몰리며 미국 국채 금리 역시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 총재는 취임 전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두고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를 것이므로 격차가 줄거나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자본 유출은 여러 변수에 달려있으므로 반드시 유출이 금방 일어난다고는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