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와 첫 만남에서 투자자 보호 강화와 스타트업·벤처기업으로의 모험자본 확대를 주문했다.

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CEO 간담회에는 이 원장을 비롯해 서재완 금융투자 부원장보 등 금감원 관계자와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16개 증권사 CEO가 참석했다. 

이 원장은 이날 금융투자자 보호와 내부통제 강화, 불공정거래 근절, 퇴직연금 시장 신뢰 제고, 모험자본 공급 확대 등 4대 과제를 집중 제시했다.

특히 금융투자업계의 투자 방향 전환을 촉구하며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 기존 투자에서 탈피해 스타트업·벤처기업에 과감한 모험자본을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선택 사항이 아닌 금융투자회사의 존재 이유이자 본연의 역할"이라며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역설했다.

기관투자자로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 자산운용사의 수탁자 책임 강화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투자자 보호와 관련해서는 "화려한 외형 성장에도 불완전판매와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시장 신뢰가 흔들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임직원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가족에게 권할 수 없는 상품은 팔아선 안 된다"며 CEO 차원의 직접적인 관리를 주문했다. 또 CEO들이 상품 설계부터 판매, 운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사전 예방적 투자자 보호 문화'를 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부통제 혁신에서는 "CEO가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자로서 조직문화 혁신과 독립적 권한 보장을 챙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 잃고 외양간도 고치지 않는 행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성과 위주 보상체계의 전면 재검토도 요구했다.

아울러 시세조종, 불법 리딩방 등 불공정거래에는 무관용 원칙을 재확인하며 업계의 적극적인 휘슬 블로어 역할을 당부했다.

퇴직연금 시장과 관련해서는 "준 공적연금 체계로 전환되는 만큼 가입자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며 가입자 중심의 상품 혁신과 장기 수익률 제고를 촉구했다.

이 원장은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가 힘을 모아 우리 자본시장에 생산적 유동성이 풍부하게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시장, 업계와의 소통을 더욱 강화해 현장과 유리되지 않는 감독행정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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