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한 정거장을 지나가는 짧은 시간, 한 회차 드라마가 끝난다. 이렇게 한 회차당 평균 1분 30초 내외로 제작되는 '숏폼 드라마'가 최근 새로운 콘텐츠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인 센서타워가 지난 4월 발표한 '해외 시장에 진출한 숏폼 드라마 앱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월 말까지 40여 개의 숏폼 드라마 앱이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또 5500만 건에 가까운 누적 다운로드와 1억7000만 달러에 달하는 인앱 구매 수익을 기록했다.
숏폼 드라마의 인기는 기존의 숏폼 영상처럼 익숙한 형태인 '세로형'으로 제작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숏폼 콘텐츠의 시대, 이대로 괜찮은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숏폼 콘텐츠 시청자는 국민 4명 중 3명(75%)에 달한다.
기존의 숏폼 특징을 포함해 결제 방식도 숏폼 드라마만의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풀림필름에서 연출을 맡는 안소회 감독은 "세로형 드라마라는 것이 형식의 가장 큰 차이지만 과금형이 조금 더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기존의 OTT는 결제 후 모든 콘텐츠를 이용하지만 숏폼 드라마는 핵심적인 모델을 계속 이어볼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숏폼 드라마 한 회차 구매 가격은 평균 300~500원이다. B2B 플랫폼 두둠은 지난 10월 "500원 남짓한 소액은 소비자가 지출에 무뎌지게 만든다"며 "이 전략 덕분에 시청자들은 쉽게 결제하고, 더 많은 숏폼 콘텐츠를 찾아보게 된다"고 전했다.


숏폼 드라마 시장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6월 발행한 '중국 콘텐츠 산업동향 숏폼 드라마 전성시대 : 미단극을 아시나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 2022년 대비 2023년도에 268% 성장했으며, 제작된 작품 수는 3574편, 에피소드 수는 97327회로 각각 약 9%, 약 28% 늘었다.

국내에서도 숏폼 드라마 상승세에 참여하는 움직임이 보였다. 지난 3월 폭스미디어가 최초로 숏폼 드라마 플랫폼 '탑릴스'를 선보였으며, 지난 9월에는 왓챠가 숏폼 드라마 플랫폼 '숏차'를 출시했다.
카카오벤처스는 뉴스레터 '아.갈.파'(아이템 갈라서 파고들기)를 통해 숏폼 드라마 한국 시장을 자체 산정한 결과 한국의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 약 6500억원 수준이라고 지난 5월 밝혔다.
하지만 숏폼 드라마는 스토리의 제한성과 낯선 형식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라는 의견도 있다.
김지완 한국방송작가협회 웹진 편집위원은 2024년 7월호 스페셜 테마 '숏폼 드라마, 현상을 넘어 기회로'에서 "주요 숏폼 드라마 앱들을 서치해 본 결과, 다음 장면의 상황과 대사를 맞출 만큼 클리셰가 난무하는 콘텐츠가 주를 이뤘으며 개연성 없는 빠른 전재로 인한 감정 몰입이 어려우니 강렬한 음악과 효과음을 통해 감정을 만들어 가는 게 보였다"고 지적했다.
안 감독은 "시청자들이 (숏폼 드라마를) 접해본 경험이 적고 형식도 낯설다 보니까 아직 한국 시장에서는 자리를 잡지 못한 것 같다"면서 "숏폼 드라마에도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과 같은 유명한 작품이 나온다면 숏폼 드라마의 형식을 알리면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중국과 북미 시장에서 많이 소비되는 장르는 복수극과 체전극이지만, 한국에서도 반드시 앞서 말한 장르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한국적인 정서와 스토리텔링을 가진 새 숏폼 드라마가 나와야 한국 시장에서도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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