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영상자료원(이하 영상자료원)이 영화감독 박광수 기증 컬렉션을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누리집을 통해 공개한다고 11일 밝혔다.
1988년 ‘칠수와 만수’를 통해 데뷔한 박광수 감독은 이후 ‘베를린 리포트’(1991), ‘그 섬에 가고싶다’(1993),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1995), ‘이재수의 난’(1999) 등의 작품을 통해 한국 사회의 역사와 현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포착해내며 ‘사회파 감독’, ‘사회적 리얼리즘 작가’ 등의 수식어를 얻었다.
박 감독이 영상자료원에 기증한 자료들로 구성된 이번 컬렉션은 그의 영화뿐 아니라 제작 과정에서 일궈낸 코리안 뉴웨이브의 일면을 조명한다. 191점에 달하는 각종 문서와 사진, 영상자료로 구성됐다.
박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 ‘그들도 우리처럼’(1990)의 제작 실무자료들에는 박 감독과 그의 연출부가 발품을 팔아가며 영화의 소재를 찾아다니고, 전국 탄광촌 일대 리스트를 뽑아 수차례 현장답사를 진행하는 한편 입체적인 캐릭터를 창조하기 위해 현지인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의 과정이 꼼꼼히 기록돼 있다.
또한 기존 충무로 토착자본이 아닌 다른 출처의 자본 조달 방식을 고민하고 적용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박 감독은 자신이 설립한 박광수 필름의 첫 번째 영화 ‘그 섬에 가고싶다’를 통해 당시로는 이례적이었던 대기업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 무렵은 비디오 판권 사업에 진출한 삼성과 금성, 대우, 선경(SKC) 등의 대기업이 충무로의 새로운 자본 출처로 떠오르던 때로, ‘그 섬에 가고싶다’ 제작 실무자료에는 대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삼성의 자회사, 삼성 나이세스 측과 실무협의한 내용이 기록돼 있다.
이 외에도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제작 실무자료에서는 오늘날의 크라우드펀딩에 해당하는 국민 모금 운동을 전개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노동운동이라는 무거운 소재로 제작비확보에 난항을 겪던 제작팀은 국민 모금 운동을 통해 약 8000명의 국민 모금액 2억5000만원을 확보했는데, 제작 실무자료에서 발견되는 ‘영화 전태일 모금 예고편 콘티’와 같은 자료들은 당시로서는 색다른 제작비 모금 방식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다.
해외 투자를 이끌어낸 ‘이재수의 난’의 사례 역시 만날 수 있다. 기획 단계부터 막대한 제작비가 예상된 영화를 위해 박 감독 제작팀은 해외 각국의 제작사와 투자사, 문화예술 단체들과 많은 접촉을 시도했는데, 그 과정과 노력이 각종 서신 자료 모음에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그 결과, 이 영화는 최종적으로 프랑스 제작사 레 필름 드 롭세르봐토와르(LES FILMS DE L’OBSERVATOIRE)가 합류해 ‘최초의 한불 합작영화’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영상자료원은 “‘영화감독 박광수 기증 컬렉션’은 현장 취재를 기반으로 한 시나리오 작성과 대기업 및 해외자본 유치, 대중 후원 도모 등 영화 제작 현장에서 박광수 감독이 일궈낸 갖가지 도전들이 ‘코리안 뉴웨이브 시네마’의 밑거름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한국영화 미학뿐 아니라 한국영화 제작 구조에서 혁신을 이룬 당대 영화인들의 노고를 되새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감독 박광수 기증 컬렉션’은 11일부터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누리집을 통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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