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사상 초유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오고 있음에도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자 강수를 둔 것이다.

이번 연준 결정으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크게 벌어지면서 한국은행도 추가적인 빅스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2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현지시간 20일~21일 진행된 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3%를 넘어섰다.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인 2009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준이 이번 자이언트스텝을 통해 금리 인상을 이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연말 미국의 기준 금리는 4%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연준 위원이 기준금리 방향을 진단하는 점도표에 따르면 2022년 기준금리는 4.3%, 2023년에는 4.6%에 달할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기 전에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8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3%를 기록했다.

연준이 제시한 올해 말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5.4%로 지난 6월 예상치인 5.2%보다 상향 조정됐다.

파월 의장은 “점도표 등 금리 전망은 향후 물가 상황에 따라 수정될 수 있다”며 “원자재 등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되는 일부 품목은 인상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주요 메시지는 잭슨홀 미팅 이후 달라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지난 8월 잭슨홀 미팅에 참석해 “볼커처럼 나아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폴 볼커는 지난 1980년대 연준 의장으로 기준금리를 20%까지 끌어올리는 정책을 단행했다.

이번 미국의 자이언트스텝으로 동률이었던 한미간 금리 격차는 0.75%p 벌어졌다. 아울러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 의지를 확고히 한 만큼 올해 남은 정례회의에서도 파격적인 금리 인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한국은행의 고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9월 FOMC 회의 결과에 대한 금융시장 반응 및 시장참가자들의 평가’를 통해 “연준 점도표의 향후 금리 전망이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길어질 경우 가장 큰 문제는 환율 불안이다.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면서 환율이 크게 치솟고 있는 만큼 이를 위해서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이후 “역사적으로 볼 때 한미 금리 격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 1%p 중심으로 오갔으므로 격차가 너무 커지지 않는 정도로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올해 남은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모두 0.25%p를 인상할 경우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3.00%p가 된다.

점도표에 따라 연말 미국 기준금리가 4.3%라고 가정하는 경우 1%p 이상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이 정부로부터는 독립했지만 연준으로부터는 독립하지 못했다”고 평가한 만큼 연말까지 점진적으로 인상한다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이던스 역시 수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을 단행했으며 올해에는 10월 14일, 11월 24일 총 2차례 더 예정돼 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서울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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