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연일 내림세를 기록하며 연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악재가 겹치는 가운데 증권가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입을 모은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 거래일 코스피 지수는 2년 2개월 만에 2200선 밑으로 떨어져 2169.29포인트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 26일과 27일에도 연저점을 기록했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은 1439.9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다. 문제는 국제적으로 하방 압력을 높일 악재가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이날 위안·달러 환율은 7.25달러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세계은행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중국 정부 전망치 5.5%의 절반 수준이다.
OECD 역시 봉쇄령으로 인한 내수 시장 악화를 근거로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4%에서 3.2%로 낮췄다.
여기에 애플이 수요 하락 예상으로 신형 아이폰 생산량 확대 계획 철회 소식을 발표하면서 위안화는 더욱 하락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난 28일 외환준비금 비율을 0%에서 20%로 올리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건 4년 만이다.
한국은 중국 의존도가 높아 위안화가 하락할 경우 원화 가치 역시 하락한다. 강달러 현상이 이어질 경우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 안전자산인 달러를 확보하는 게 훨씬 이득이므로 자연스레 국내 증시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실제로 외국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7거래일 연속 매도를 진행했다. 총 매도액은 7558억원에 달한다.
유럽 경제 역시 걸림돌이다.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가스관 ‘노드스트림1’. ‘노드스트림2’가 손상돼 가스 누출이 발생하면서 에너지 공급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여기에 천연가스 가격 상승, 미국 허리케인 ‘이안’ 북상으로 인한 원유 생산 차질 우려로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안전자산 선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또한 영국 리즈 트러스 내각이 소비 진작을 위해 50년 만에 최대폭의 감세정책을 발표하자 파운드화가 급락했다.
파운드화 하락에 영국 영란은행(BoE)은 무한정 장기국채 매수 계획을 밝히며 시장 진정에 나섰으나 영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제기되면서 달러 강세는 이어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일 113.33포인트로 연고점을 경신했다.
다만 이를 잠재을 특별한 이벤트는 부재한 상황이다. 물가상승률이 높은 탓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의지가 여전하다는 점이 주요 요인이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여전히 영국 정부는 감세안을 포기하지 않고 있고 BoE의 조치가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줄지 불확실하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NH투자증권은 전략 보고서를 통해 “준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안정을 위해 경기 침체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유로존은 스태그플레이션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연말까지 정책 불확실성과 이탈리아 극우정당 집권, 중국 당 대회 등 정치적 리스크로 글로벌 주식시장 변동성 역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