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380원을 넘어서며 고공행진 하고 있다. 문제는 국제 환경에 따라 당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일각에서는 1400원을 넘는게 시간문제라는 진단도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서 따르면 전일 원·달러 환율은 1384.20원에 마감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4월 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환율은 지난 6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갱신했다. 지난 5일에는 1370원을 돌파했고 나흘 만에 1380원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은 “달러 강세, 원화 약세인 통화상황이 부정적 영향으 끼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며 구두개입에 나섰다.
이에 외환당국 역시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환율 상승 과정에서 투기적 요인이 있는지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개입에도 원·달러 환율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전일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 부총장은 “그간 원·달러 환율은 주로 미 연준의 긴축기대 강화와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빠르게 상승했다"며 "이러한 흐름은 주요 통화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최근 원화의 약세 속도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비해 빠른 측면이 있다"고 발언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환율 수준은 나 홀로 달러 강세인 상황"이라며 "주요국 통화가 동반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고 원화도 같은 패턴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외환시장 쏠림을 당국이 예의주시하며 필요한 경우 적절한 시장 안정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달러 강세에 중국과 러시아는 달러 소비를 줄이고자 천연가스 거래를 위안, 루블화로 결제하기로 했다.
또한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국가와 독자적 결제 시스템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유럽 에너지 리스크,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당분간 강달러 현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미 연준 금리인상 사이클 및 유럽 에너지 대란 리스크로 인한 킹 달러 현상에 원화르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통화가치 동반 급락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상을 제어할 수 있는 변수나 이벤트가 부재하다는 점에서 아시아 주요국 통화 추가 약세가 증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최고점 대비 하락했으나 여전히 러시아가 유럽으로 통하는 천연가스관 노드스트림1을 운영하지 않아 가격 등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 중앙은행(ECB)는 지난 7월 21일 제로금리 시기를 종결하고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0.5% 올렸다.
유로존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9.1% 올랐다. ECB가 현지시간 8일 통화정책 회의를 개최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유로화 약세에 금리를 0.75% 올릴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과거 미국 기준금리를 20% 수준까지 올린 폴 볼커 의장을 언급하며 “볼커처럼 치고 나가겠다”고 매파적 발언을 한 만큼 미국의 긴축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버블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는 데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는 이어지리란 전망이다.
현대차증권 오창섭 연구원은 “지난 8월 국내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95억 달러 수준으로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 연구원은 “미국 달러화 강세 및 글로벌 경기침체 등 논란으로 향후 환율이 1400원 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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