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강업황이 올해 뚜렷한 '상고하저' 패턴을 보이면서 철강업계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철강가격 급락으로 인한 마진악화가 우려되면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는 등 철강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철강3사 올해 하반기 영업이익, 상반기 대비 23~26% 감소 전망
28일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3사는 올해 하반기에 전반기보다 23~26%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44조3381억원의 매출과 4조357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철강 슈퍼사이클로 반기 기준 사상최대 실적을 냈던 지난해 하반기(5조4850억원)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엔 상반기 대비 매출은 비슷하나 영업이익이 3조3534억원으로 23% 감소가 예상된다. 영업이익률도 상반기 9.8%에서 하반기 7.5로 2.3%포인트 하락이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올해 상반기 14조3607억원의 매출과 1조519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반기기준 사상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지난해 하반기 1조5983억원에 이어 역대 두번째다. 현대제철 역시 하반기엔 영업이익이 1조1233억원 수준을 기록하며 상반기 대비 26.1% 감소할 전망이다. 영업이익률은 상반기 10.6%에서 하반기 8.1%로 2.5%포인트 하락이 예상된다.
8월 중순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동국제강은 올해 상반기 4조4619억원의 매출과 42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올 하반기엔 영업이익이 3286억원 수준으로 23.5% 수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제강의 영업이익률 역시 상반기 9.6%에서 하반기 7.5% 하락할 전망이다.

철강3사 모두 올해 실적이 뚜렷한 상고하저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형국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철강 슈퍼사이클로 철강가격 대폭 인상에 성공하며 철강3사는 작년 역대급 실적을 냈고, 상반기에도 호실적 양상이 이어졌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하반기 중국의 철강수요 부진에 따른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의 약세로 글로벌 철강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국제 철광석 가격 급락으로 인한 철강재 가격 급락으로 상반기와 같은 마진을 챙기기 어려워졌다.
최근 국제 철광석 가격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톤당 100달러 선을 하회했다. 지난 22일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철광석 가격은 톤당 98.1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3월 159.79달러에서 4개월여 만에 38.56% 줄어든 수준이며, 지난해 톤당 200달러를 넘어선 때와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철광석 가격 급락->철강재 가격 급락->마진 악화 패턴 '뚜렷'...수익성 방어 '총력'
철강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철강재 가격 인상에 성공했던 이유와 명분은 철광석 가격 급등 때문이었다. 반대로 지금은 철광석 가격 급락으로 주요 수요업체들로부터 철강재 가격 인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특히 조선용 후판의 경우 지난해 초 대비 2배 이상 오른 상황인데 하반기 협상에서 인하가 확실시 되고 있다. 현대제철 김정한 후판사업부장 상무는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하반기 후판 가격은 하락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철가격이 13주 연속 하락하면서 철근, H형강 등 봉형강 가격도 대폭 하락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6월부터 철근과 H형강 가격을 인하했는데 8월엔 철근가격을 톤당 15만원 수준 대폭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차강판의 경우에도 조선용 후판만큼 급격한 가격상승은 없었지만 하반기 인상보다 동결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대형 가전사들에게 공급되는 냉연도금재 가격도 가전제품 수요부진까지 겹치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포스코는 최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24일 포스코는 환율, 금리, 물가 등 3高 영향 본격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 있다며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다. 특히 핵심사업인 철강사업의 경우 비상판매체제 운영을 통해 밀마진 하락 방어 등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의 비상경영체제 선포는 수요업체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철강재 가격 인상으로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으면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것은 가격인하를 막기 위한 선제적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아직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지는 않았지만 포스코와 똑같은 고민에 빠져있다. 현대제철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강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와 제조부문 혁신을 통한 원가절감에 나서는 한편, 조선·자동차 업계를 상대로 합리적 판매가격 협상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동국제강도 철강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마진 악화를 적극적으로 방어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철강슈퍼사이클 여파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지며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지만 올 하반기는 철강수요 감소와 철강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마진 악화라는 공통적 악재를 맞이하고 있다"며 "원가절감으로 허리띠를 졸라메고,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하반기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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