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3사가 2분기에도 줄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저가 수주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후판값 급등으로 저가 수주가 되버릴 처지에 놓였고, 각종 자재비와 인건비까지 증가하며 흑자전환 시기가 점차 뒤로 후퇴하는 형국이다.
조선3사 2분기 3400억원 대 영업손실 전망...올해 연간 적자 불가피
26일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조선3사는 3400억원 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은 4조19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동기비 10.4% 증가하지만 18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낼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올 2분기 1조6900억원의 매출과 873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지난 2017년 4분기 이후 19개 분기 연속 적자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2분기 1조4370억원의 매출과 7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2020년 4분기 이후 7개 분기 연속적자다.

올 상반기 적자의 늪에 빠진 조선3사는 올해 연간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한국조선해양이 2310억원, 삼성중공업이 2684억원, 대우조선해양이 5085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선3사는 2020년까지 이어진 수주절벽으로 2020년과 2021년, 올해까지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과거 수주절벽 당시 저가수주 여파가 지금까지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다행히 지난해 조선3사가 수주목표치를 모두 100% 넘게 초과 달성하는 둥 지난해부터 수주가 대폭 회복됐다. 올해 역시 전세계 수주 1위를 달성하며 수주 부문에서 순항 중이다. 2021년, 2022년 수주 호황은 선박 수주를 받고 약 2년 내외에 걸쳐 천천히 수금받는 것이 일반적인 조선업계 특성상 2023년 이후 실적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저가 수주 아니었는데 저가 수주가 됐다"...선박가격 높아졌지만 후판가격은 더 올라
하지만 가장 큰 문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바로 저가 수주 문제다.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45% 정도를 수주하면서 세계 1위 자리를 4년 만에 탈환했지만 조선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2021년부터 글로벌 조선업계 호황으로 수주가 대폭 늘고, 선박 가격도 많이 올랐지만 조선용 후판 가격은 더 많이 올랐다. 지난해 초부터 급등하기 시작한 조선용 후판 가격은 톤당 70만원 대에서 현재 130만원 내외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초부터 선박가격은 20~30% 오르는데 그쳤지만 조선용 후판가격은 80~100% 가까이 치솟았다. 저가 수주를 안했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후판가격 급등으로 저가수주가 되버린 형국이다.
올해 초 톤당 160달러를 상회하던 철광석 가격이 최근 100달러 수준으로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조선용 후판 가격인하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세계 경기 침체 우려로 급락한 데다 일본과 중국 등 후판 수입이 늘면서 가격 인상을 위한 협상력이 약화된 만큼 후판가격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포스코는 최근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선 상황이다. 포스코는 비상판매체제 운영을 통해 밀마진 하락 방어 등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후판가격 인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인건비도 문제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이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달라며 한달 넘게 파업 및 점거농성을 하다가 최근에서야 해결됐는데 임금 4.5%를 인상해 주기로 최종합의됐다. 조선사들은 급격히 늘어난 수주에 인력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인데 대우조선 하청노조의 경우처럼 임금 등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인건비 상승이라는 암운이 드리워진 상태다.
당초 조선3사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하지만 이런 후판가격 급등으로 인한 저가 수주 지속, 인건비 급등 등의 영향으로 빨라야 내년 2분기 이후에나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21년 이후 수주가 대폭 회복되면서 선가도 높아졌고, 조선업체들이 저가수주를 지양한 만큼 저가수주 위협에서 해방된 줄로만 알았는데 작년 후판가격이 너무 올라 마치 저가수주처럼 되버린 상황"이라며 "후판가격 인하폭에 따라 조선업계가 저가수주에서 벗어나느냐, 벗어나지 못하느냐가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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