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1월 1일부터 6일까지 경상남도 창원에 위치한 성산아트홀에서 제8회 창원국제실내악축제가 열립니다. 지난 2017년의 여름 첫 회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8회를 맞이한 이 축제는 경남 창원 시민들에게 실내악의 아름다움, 묘미를 꾸준히 선사하고 있는데요.
경상남도의 문화 예산을 바탕으로 한 국제 규모의 예술 축제이기에 현실적인 여러 어려움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가령 첫 회는 10일 동안 열렸는데요. 다음 해에는 9회에서 8회로 그러다 코비드 시절에는 4회로 축소 개최되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열리는 여러 클래식 음악 공연들의 유료 관객 비율을 어깨너머로 듣고 있는 사람인지라, 더 더욱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놀라운 점은 매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 축제가 계속 열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7년차 창원 시민으로 살고 있는 저도 이러한 문화적 혜택을 받고 있는데요. 제 집에서 걸어서 10분 남짓이면 도착하는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몇 차례 창원국제실내악축제의 무대를 보곤 했거든요.

지역 예술 축제 존재의 가장 큰 이유, 바로 지역 주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일! 창원국제실내악축제는 그 역할을 묵묵히 잘 해오고 있습니다. 지역 학생들을 위한 마스터 클래스와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까지 다양한 역할을 세심하게 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되기까지 음악감독 이경선(미국 인디애나대 음대 종신 교수)의 여러 노력, 그리고 축제의 실무를 맡아 진행하는 창원문화재단 담당자들의 큰 노고가 뒷받침되었음이 분명하겠지요!
그렇다면 올해는 어떤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을까요. 제8회 창원국제실내악축제의 프로그램을 소개해드립니다. 이경선 음악감독에 따르면 "실내악의 꽃은 현악 사중주"라고 합니다.

이번 축제는 이경선이 예술 감독으로 활동 중인 서울비르투오지챔버오케스트라와 기타리스트 김윤호, 비올리스트 하르트무트 로데의 협연(11월 1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현악, 목관 연주자들(플루트 윤문영, 오보에 조연수, 클라리넷 임순원, 바순 조기화, 호른 최민서)과 피아니스트 문정재의 협연으로 '반고흐 작품으로 만나는 19.20세기 음악가들'(11월 2일) 등이 공연됩니다.
이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현악 사중주단인 퍼시피카 콰르텟(바이올린 시민 가나트라, 오스틴 하트먼, 비올라 마크 홀로웨이, 첼로 브랜든 베이모스), 보로메아 스트링 콰르텟(바이올린 니콜라스 키친, 크리스토퍼 통, 비올라 멜리사 리어던, 첼로 김이선)과 에올리아 앙상블(플루트 윤혜리, 오보에 이윤정, 클라리넷 채재일, 피아노 김상영, 11월 4~5일), 퍼커셔니스트 박윤과 모아티에 앙상블(타악기 김은혜, 한문경, 11월 6일)의 공연이 열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끝으로 한 가지 더 소개해드리자면요. 창원국제실내악축제는 앞으로 필자에게 무척 특별한 음악회로 기억될 예정입니다. 제가 공연 해설을 맡아, 6일 동안 창원국제실내악축제를 찾아오는 관객들에게 인사를 드리게 되었거든요.
보통은 공연 해설가로 1회성 공연 해설을 맡아서 하지만, 이번에는 6일간 무대에 올라가야 마이크를 잡습니다. 세계적인 국내외 음악가들의 연주에 앞서 공연에 대한 해설을 하려니, 많이 긴장되고 동시에 설레기도 합니다.
그러나 클래식 음악을 글로 말로 소개하는 일에 진심인 제가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잘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창원국제실내악축제, 올해도 많은 분들에게 뜻깊은 시간으로 다가가기를 바랍니다. 내년에도 그리고 그 다음 해에도 창원의 지역 예술 축제로 만나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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