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곳은 동작구에 위치한 동작충효길 4코스로 알려진 노량진길이다. 신대방삼거리역(7호선)에서 노량진역(1호선, 4호선)까지 걷는 코스로 거리는 4~5km 내외이다. 여유 있게 걸어도 1시간 반이면 충분한 거리다.
전날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많이 왔고 이날도 하늘은 잔뜩 먹구름을 머금고 있었지만 다행스럽게 더 이상 비는 오지 않았다. 신대방삼거리역에서 하차 후 6번출구로 나와 강현중학교 방면으로 올라가면 노량진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길게 뻗은 주택단지 언덕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골목길 한 켠에 먹음직스러운 감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는 감나무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노량진길은 용마산을 오르며 시작된다. 용마산은 높이 88m로 산보다는 나지막한 언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용마산은 성남중고등학교 뒷산으로 부지 내에 용마우물에서 용이 나와 뒷산으로 올라갔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노량진길이 시작되는 구간은 데크로 이뤄진 무장애숲길이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용마산 정상 이정표가 보인다. 데크길을 벗어나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에는 정자와 함께 운동시설이 설치되어 있지만 정상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군부대 돌담을 따라 걷는 길도 있다. 데크길이 생기기 전 산책로로 지금도 사람들이 많이 걷는 길이다. 군부대 돌담에는 정겨운 그림들이 그려져 있어 숲길과 색다른 조화를 이루고 있다. 돌담 맞은 편에는 작은 돌탑이 이곳이 정상이라는 표식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상에서 내려와 다시 데크길을 걷는다. 데크길 주변에는 흙길로 이루어진 산책로가 있어 다양한 코스로 용마산을 즐길 수 있다. 용마산 아래로는 노량진근린공원이 위치하고 있다. 노량진근린공원은 동작구 대방동에서 노량진동 송학대공원, 고구동산까지 넓게 아우르고 있다. 주민들이 생활체육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공원 주변에서 음악소리와 마이크소리가 크게 들린다. 공원 내 광장에서 체육대회가 한창인 듯 아이들의 요란한 함성소리가 함께 울려 퍼진다.
노량진길은 데크길과 흙길이 조화롭게 잘 어우러져 있어 쉽고 편하게 걸을 수 있다. 흙길을 걷다 대운동장이라는 이정표가 있어 들러본다. 운동장에 들어서니 눈앞에 넓은 잔디광장이 펼쳐진다. 잔디광장 주변으로 트랙이 정비되어 있어 트랙을 따라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잔디광장에서는 아이들이 해맑게 뛰어 놀고 있다. 잔디광장 위로 펼쳐진 청명한 가을 하늘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잔디광장 트랙을 따라 한바퀴 돌고 다시 길을 나선다. 이번에는 황톳길이 눈에 들어온다. 황톳길을 지나 숲길을 따라 계속 걷는다.

숲향기에 취해 숲길을 걷다 이번에는 견우와 직녀 다리로 알려진 오작교를 마주한다. 칠석날 견우와 직녀가 일년에 한 번씩 만나는 모습을 형상화한 다리다. 오작교 건너편에서 누군가 나를 애틋하게 기다리고 있는 듯한 설렘으로 오작교를 건넌다.
오작교를 지나 다시 이어진 숲길에서 이번에는 하늘을 향해 높이 솟아 있는 인상적인 탑에 시선을 제압당한다. 이 탑은 바로 공군충혼탑이다. 공군장병의 발자취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탑이라고 한다. 모양도 특이하고 웅장한 모습이 압권이다.
공군충혼탑을 둘러보고 숲길을 따라 다시 걷는다. 숲길 주변 소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산책과 운동을 즐기고 있다. 노량진길은 숲길만 걷는 것이 아니라 길을 따라 만들어진 재미있는 스토리를 즐기면서 걷는 길이다. 이야기가 있는 노량진길은 유독 정감이 많이 가는 곳이다.

공원을 지나 다시 주택단지로 들어선다. 노량진길 트레킹을 마무리하고 가는 곳은 바로 노량진수산시장이다. 이곳은 설명이 필요 없는 너무나 유명한 곳이다. 해산물의 천국이다. 현대화 시설로 새롭게 정비돼 접근성이 더 좋아졌다.
큰 길로 나와 대로변을 따라 걷는다. 길 건너편에 웅장한 모습의 노량진수산시장이 눈에 들어온다. 노량진시장을 둘러보고 찾아 간 곳은 바로 노량진 컵밥거리다. 저렴하게 다양한 음식들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드라마와 영화에 자주 소개되는 곳이다. 물가가 너무 오른 탓에 부담 없이 이것저것 사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노량진수산시장과 컵밥거리를 둘러보고 노량진길 트레킹을 마무리한다. 오늘은 필자도 초등학교 총동창 체육대회가 있는 날이다. 오랜만에 옛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안고 노량진역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긴다.


높고 푸른 맑은 하늘을 보며 걷는 즐거움은 가을에만 느낄 수 있는 선물이다. 일년 중 가장 짧은 계절이 가을이기도 하다. 여름을 힘겹게 보내고 가을을 맞이했지만 겨울이 갑작스럽게 다가올 수 있다. 길지 않은 가을을 마음껏 즐기고 누려 보자. 고민하지 말고 시간만 허락된다면 문을 박차고 나와 청명한 가을을 만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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