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곳은 중랑구에 위치한 용마산자락길이다. 용마산은 높이 348m로 장군봉이라고도 한다. 용마산은 용과 말 사이에 태어난 머리에 용의 뿔이 달린 힘이 세고 뛰어난 말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아차산자락 중에 제일 높은 봉우리이며, 아차산과 함께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온 광주산맥의 끝을 이룬다.
망우산~용마산~아차산으로 이어지는 둘레길은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길이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곳은 산 정상 능선을 타고 걷는 둘레길이 아니다. 용마산 사가정공원에서 배밭공원으로 이어지는 데크로 잘 정비된 걷기 편한 자락길이다. 전체거리는 3km 내외이고 중간에 코스를 잠깐 이탈해 치유의 숲길을 걷고 왕복해서 다시 돌아오면 7km로 총 소요시간은 2시간반 정도이다.

사가정역(7호선) 4번출구로 나와 직진하면 용마산자락길의 출발지인 사가정공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사가정이라는 지명은 조선 전기의 대표적인 문인인 서거정의 호인 사가정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자락길은 전구간이 데크로 이루어진 무장애숲길로 노약자나 장애인분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데크길이면서도 전구간이 짙은 녹음이 가득한 숲길로 이루어져 있다. 중간에 망우산 사색의 길로 올라설 수 있는 데크길도 있다.

사가정공원에 도착해 자락길로 들어선다. 이제는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 걷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날씨도 맑아 전망대에서 좋은 풍광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큰 설렘을 안고 출발한다.
데크길을 걷는 것이 단조롭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새소리와 풀벌레소리를 들으며 걷는 숲길의 고즈넉함에 금세 반할 것이다. 숲길을 걸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걸을 때만큼은 잡념이 사라진다. 숲 속의 진한 내음을 크게 들이마신다. 몸과 마음이 깨끗하게 정화되는 느낌이다.

숲향기에 취해 걷다 보니 치유의 숲길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배밭공원으로 가려면 데크길을 따라 계속 걸어야 하지만 코스를 잠깐 벗어나 치유의 숲길을 걸어 보기로 한다.
치유의 숲길은 잣나무로 이루어진 울창한 숲길을 걸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길이다. 전나무, 잣나무, 소나무 등의 침엽수림에서는 다른 산림보다 피톤치드의 효과가 더 크다고 한다. 길게 뻗은 숲길을 따라 오르며 숲 속의 보약인 피톤치드로 산림욕을 제대로 해본다. 치유의 숲길을 걷고 다시 내려와 배밭공원 방향으로 향한다.


얼마나 걸었을까 이번에는 망우산 사색의 길로 가는 이정표가 나온다. 망우산 사색의 길은 이전에 다녀와 소개했던 곳이기에 자락길 코스로 계속 걷는다. 숲길을 걸을 때면 쉼이 있는 편안함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숲길의 분위기에 취해 한참을 걷다 전망대북카페를 마주한다. 이곳은 쉼터이면서 여유 있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탁 트인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전망대이기도 하다. 구름 한점 없는 맑은 날 멀리 수락산과 불암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를 지나 걷는데 이번에는 나무 사이로 북한산 만경대와 백운대, 인수봉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최근에 트레킹을 하면서 안개 낀 날씨 탓에 멋진 풍광을 감상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눈호강을 제대로 한다.

멋진 풍광을 뒤로하고 데크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자락길의 끄트머리인 배밭공원에 도착했다. 배밭공원은 이름 그대로 예전에 배밭이 있었던 곳이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도록 배밭을 공원으로 탈바꿈시켰다.
이곳에서 트레킹을 마무리해도 되지만 거리가 다소 아쉬워 왕복을 하기로 한다. 사가정공원으로 되돌아 가려는 더 중요한 이유는 전통시장인 사가정시장과 면목시장을 방문하기 위해서이다.
배밭공원에서 다시 사가정공원을 향해 걷는다. 걸어온 길이지만 전혀 다른 느낌이다. 처음 걷는 길처럼 느낌도 새롭다. 숲길이면 다 비슷할 것 같지만 걷는 방향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되돌아 갈 때는 둘러볼 곳이 줄어든 때문인지 올 때보다 시간이 많이 단축된다. 사가정공원에 도착할 즈음 약수터가 눈에 들어온다. 출발할 때는 숲길에 취해 걷다 보니 눈에 들오지 않았던 곳이다. 아쉽게도 약수터 물은 음용이 불가능했다. 약수터를 뒤로하고 사가정공원으로 내려와 트레킹을 마무리한다.

트레킹을 마무리하고 찾은 사가정시장은 골목형 전통시장이다. 주택가에 길게 늘어선 시장으로 친근함이 짙게 묻어나는 곳이다. 주택가에 있는 시장이다 보니 주변 주민들이 편하게 장을 볼 수 있는 동네 장터분위기와 같다.
사가정시장을 둘러보고 면목시장으로 향한다. 사가정역 3번출구에서 바로 좌회전해서 직진하면 된다. 면목시장은 규모도 크고 최신 전통시장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찾는 사람도 사가정시장보다 훨씬 많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북적인다. 용마산자락길을 왕복하고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8~9km 이상 걸었더니 더 배가 고픈 것 같다. 허기진 배를 채우러 맛집을 찾아 들어선다.

용마산자락길은 누구나 편하고 쉽게 걸을 수 있는 데크길이다. 가볍게 나들이하기에 더없이 좋은 코스이다. 아직도 늦더위가 기승이지만 숲길에서는 더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더위로 축 쳐졌던 어깨를 활짝 펴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을 나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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