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 4차전에 나설 대표 선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 4차전에 나설 대표 선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축구협회의 홍명보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정 특정감사 결과 선임 과정에서 규정과 절차를 위반한 사실이 발견됐다고 2일 밝혔다.

축협은 공직유관단체로서 문체부의 감독을 받는다. 문체부는 지난 7월부터 △위르겐 클린스만(전 축구대표팀 감독)·홍 감독 선임 과정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보조금 집행·차입금 실행 △지도자 자격관리 △기타 운영 관련 사항 등 감사를 진행했다.

문체부의 중간 감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축협은 앞서 보도자료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규정을 모두 준수했다고 밝힌 것과 달리 두 감독 모두 규정과 절차를 무시하고 부적정한 방식으로 감독을 선임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 제12조에 따라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의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한다. 그러나 축협과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1월 위원회 구성 전 먼저 감독 후보자 명단을 작성하고 에이전트를 선임해 후보자 20여 명과 접촉하는 등 위원회를 배제한 채 선임 절차를 추진했다.

축협은 첫 번째 위원회 회의에서도 위원장에게 권한을 위임해 주도록 위원회 소속 6명의 위원들에게 요청했으며, 감독 후보자 면접 과정서 1차 면접을 위원장이, 2차 면접은 정몽규 축협 회장이 진행했다. 축협은 이 과정에서 이사회 선임 절차도 거치지 않았고, 위원들은 축협과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 체결 이후 두 번째 회의에서 결과를 통보받았다.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규정상 권한이 없는 기술총괄이사가 정 축협 회장과 상근부회장으로부터 감독 선임 후속 절차 진행을 위임받아 감독 후보자 3인의 면접을 진행하고 홍 감독을 1순위로 한 추천 우선 순위를 결정해 보고했다.

당시 홍 감독과 해당 기술총괄이사의 대면 면접 과정은 사전 인터뷰 질문지와 참관인 없이 기술총괄이사 단독으로 늦은 밤 자택 근처에서 4~5시간 이상 기다려 진행했다. 더불어 면접 진행 중 감독직을 제안·요청하는 등 다른 감독 후보자의 대면 면접 상황과 달랐다. 지난 6월 27일에는 정해성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이 후보자 추천 우선순위를 보고했는데, 당시 정 위원장은 홍 감독과 어떠한 면접도 진행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축협의 홍 감독 선임 후 계약 체결 과정에서도 이사회 이사 중 일부가 정식 이사회 회부 등을 요청했으나 재적이사 26명 중 21명이 찬성했고, 1명 반대, 1명 정식 이사회 회부 요청 결과에 따라 의결정족수 기준으로 홍 감독 선임안이 최종 의결됐다.

축협은 더 나아가 홍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문제 논란이 일자 보도자료 등을 통해 정식 절차를 거쳐 감독 추천 권한을 위임했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배포했다. 축협은 정 위원장이 축협 측에 최종 후보자의 대면 협상 진행·이사회 추천 등을 대신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주장했으나 정 위원장은 해당 요청을 한 사실이 없다고 확인됐다.

문체부의 홍 감독 선임 특정감사 결과에 대해 축협은 클린스만 감독의 이사회 선임 절차 누락 사항을 제외하고는 감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는 이번 중간 발표에서 공개되지 않은 사항을 포함한 최종 감사 결과를 10월 말에 공개할 예정이며, 감사 결과에 따른 처분 요구는 10월 말 최종 감사 결과를 반영해 종합적으로 처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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