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문화재청
사진 제공=문화재청

구국의 영웅 충무공 이순신의 숭고한 행적이 서려 있는 보물 ‘이순신 장검’이 국보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24일 ‘이순신 장검’의 국보 지정과 함께 보물 ‘이순신 유물 일괄’에 기존의 옥로, 복숭아 모양 잔과 받침, 요대 외에 요대를 보관했던 요대함을 보물로 추가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순신 장검’은 보물 ‘이순신 유물 일괄’에 포함되었던 칼로, 길이가 약 2m에 달하며 크기와 형태가 거의 같은 한 쌍이 각각 칼집을 갖추고 있다. 장검 1의 칼날 위쪽 부분에는 이순신이 직접 지은 시구 ‘삼척서천산하동색(석자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하가 떨고)’이, 장검 2에는 ‘일휘소탕혈염산하(한 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산하를 물들인다)’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이충무공전서’(1795)의 기록과 일치한다.

나무를 깎아 만든 칼집에는 몸에 찰 수 있도록 가죽 끈을 매달았으며, 칼자루 속 슴베에 새겨진 ‘갑오사월일조태귀련이무생작(갑오년 4월에 태귀련과 이무생이 만들었다)’이라는 글귀로 제작시기와 제작자를 알 수 있다.

‘이순신 장검’은 조선시대 군용 도검 형식이다. 나무틀 위에 어피를 감고 주칠을 한 칼자루,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돌기를 만들어 칼자루 표면에 부착한 금속판, 은입사기법으로 장식한 전통무늬, 칼날에 새긴 명문과 물결무늬, 칼집의 패용 장식과 가죽 끈, 칼집 상단의 테두리와 하단의 마개 등은 모두 조선의 도검에서 보이는 전통적인 양식들이다.

문화재청은 ‘이충무공전서’의 기록과 일치하는 칼날에 새겨진 시구를 통해 충무공 이순신의 역사성을 상징하는 유물로 가치가 탁월하고, 칼자루 속 슴베에 1594년 태귀련, 이무생이 제작했다는 명문이 남아 있어 제작연대와 제작자가 분명하며, 군사사 분야에 있어서도 조선 도검의 전통 제작기법에 일본의 제작기법이 유입돼 적용된 양상을 밝힐 수 있으므로 학술적인 가치가 높다고 전했다.

또한, 칼날의 예리함과 견고함, 칼날에 새긴 명문 및 물결무늬 선각장식의 기술성, 칼자루 및 칼집의 테와 고리를 장식한 은입사기법, 가죽・금속・칠 등 다양한 전통공예의 조화로운 활용, 세련된 균형미와 조형감각 등 뛰어난 제작기술과 수준 높은 예술성을 두루 갖췄고, 제작연대가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요대함은 보물 ‘이순신 유물 일괄’에 포함돼 있는 요대를 담아 보관했던 원형의 나무함으로, 함 속에 요대를 넣고 뚜껑처럼 덮는 형식이다. 아름드리나무를 베어 일정 간격으로 칼집을 넣어 세우고 판재에 베 싸기를 한 후 겉은 흑칠, 안은 주칠을 했다. 조선의 전통적인 공예기법과 높은 기술 수준으로 제작됐고, 비슷한 다른 유물들에 비해 크기가 매우 크며 보존상태도 양호하다. 또한 당시의 관복 및 요대의 보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는 점에서 학술적・자료적 가치도 높다.

이와 함께 추사 김정희의 마지막 난초 그림인 ‘김정희 필 불이선란도’를 비롯해 ‘기장 고불사 영산회상도’, ‘파주 보광사 동종’, ‘불조삼경’ 등 4건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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