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관 '고래'의 영문판. 사진 제공=한국문학번역원
천명관 '고래'의 영문판. 사진 제공=한국문학번역원

영국 최고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의 인터내셔널 부문은 불가리아 작가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의 ‘타임 셸터’에 돌아갔다.

부커상심사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스카이가든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인터내셔널 부분 수상작으로 ‘타임 셸터’를 선정했다.

후보에 올랐던 천명관의 ‘고래’의 수상은 불발됐지만, 최종 후보에 오른 만큼 긍정적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문학 작품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 입후보한 것은 한강의 ‘채식주의자’(2016)와 ‘흰’(2018), 황석영의 ‘해질 무렵’(2019),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2022), 정보라의 ‘저주토끼’(2022)에 이어 여섯 번째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이하 번역원)에 따르면, 8개의 작품이 영미권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국제 더블린 문학상, 만화계 아카데미 상이라 일컬어지는 미국 아이스너 상 등 유력 국제상에 입후보했다.

작년 부커상에 입후보한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이 국제 더블린 문학상 롱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고, 번역가 안톤 허가 번역한 신경숙의 ‘바이올렛’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번역문학 롱리스트에 입후보했다. 러시아어권에서는 김애란의 ‘바깥은 여름’과 정이현의 ‘상냥한 폭력의 시대’는 러시아 야스나야 폴랴나 문학상 해외문학 부문 후보로 올라 10월에 결과가 발표된다.

이 외에도 김초엽, 김원영의 에세이 ‘사이보그가 되다’가 일본번역대상 후보로, 손원평의 ‘프리즘’이 일본서점대상 후보(최종 2위)로 선정돼 일본에서 한국문학의 높은 인기를 재차 증명했다. 연상호‧최규석의 만화 ‘지옥(1-2)’)은 만화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아이스너상 아시아작품상 후보로 선정돼,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번역원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점을 반갑게 생각한다. 2016년 한강 작가의 아시아 최초 부커상 수상 이후 약 7년이 지난 지금, 한국문학 작가‧작품의 국제적 인지도, 영향력은 괄목할 만큼 높아졌다. 작가, 번역가들의 뛰어난 역량, 보편적 감수성과 문화적 개성이 절묘하게 조화된 한국문학만의 매력이 빛을 말한 것”이라며 “해외 수요에 발맞춰 다양한 장르의 다채로운 한국문학 작품이 폭넓게 소개되도록 지원에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고래’는 출간 19년 만인 올해 1월 영국에서 출간됐다. 앞서 번역원의 지원으로 독일어, 러시아어, 일본어권, 튀르키예어로 출간됐으며, 현재 이탈리아어 번역도 진행 중이다. 부커상에 입후보한 영국판 뿐만 아니라, 같은 번역가가 번역한 미국판도 번역원 지원으로 2023년 5월 9일 미국에서 출간돼 많은 영미권 독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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