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가 미국 특화은행 실리콘밸리 뱅크(Silicon Valley Bank, 이하 SVB) 파산에도 한국판 특화은행 설립을 예정대로 추진한다.
16일 금융위원회는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실무작업반 논의 결과’를 통해 당초 계획대로 오는 6월 말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전일 논의에 앞서 "SVB 사태로 스몰라이선스, 특화전문은행에 대한 논의에 영향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었다"며 "금융안정과 소비자 보호를 전제로 응행권 내 실질적 경영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에서는 SVB에 이어 가상자산 양대 은행으로 꼽히는 시그니처 은행이 페쇄됐다. 금융당국은 즉시 현황 점검회의를 통해 국내 영향이 제한적임을 확인했다. 해당 은행과 달리 국내 은행은 유동성과 기초체력이 충분한 점, 관련 은행에 대한 연관 금액이 적다는 이유다.
금융당국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독과점을 깨고 완전 경쟁 체제로 유도하기 위해 특화은행 도입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금융당국은 SVB를 예로 들며 별도 인가에 따른 은행은 아니지만 고위험 스타트업, VC가 주요 고객인 만큼 특화은행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을 스몰 라이센스 발급 등을 통해 특색있는 소규모 은행을 늘려 기존 시중은행, 비은행과 특수 은행의 경쟁을 촉진한다는 입장이다.
SVB 파산 이후 국내에서도 은행 안정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도입 반대 목소리가 나왔으나 SVB는 예금자 대부분이 자금 유치가 필요한 벤처기업인 점, 자산 대부분을 채권으로 보유해 금리 상승에 취약했다는 점 등 특수 사례라는 의견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SVB 파산이 국내 은행 영업 환경과는 결이 다르고 국내 영업환경에 영업도 크지 않은 만큼 스몰 라이센스 발급 등 제도 개선을 예정대로 추진할 전망이다.
김 부위원장은 "다만 향후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높은 경각심을 갖고 관계기관과 함께 시장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는 금융안전 유지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