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한 시중 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중징계 결정으로 금융권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관치금융의 외압 논란이 주요 금융지주 CEO(최고경영자)들의 임기 만료가 내달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어이지는 것과 맞물리면서다. 금융수장의 대폭 교체에 따른 인사 태풍으로 금융권 권력지형의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오는 12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로 끝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신한금융지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신한금융지주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신한금융 조 회장은 현재 3연임이 유력하다. 신한금융의 최대 실적을 이끌었고 지난 6월 대법원에서 부정채용 의혹과 관련한 무죄를 받아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낸 만큼 연임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조 회장은 취임 이후 계열사 인수·합병(M&A) 등 적극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며 그룹의 실적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성과는 세 번째 연임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조 회장은 2017년 3월 취임 이후 보험사·벤처캐피탈·신탁회사 등을 인수하며 종합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수익 모델을 확장했다. 신한금융은 올 3분기 4조 88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이번 분기를 기점으로 3년 만에 업계 1위 ‘리딩금융’ 탈환에도 성공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11일 이사회 산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논의했다. 회추위 규정상 임기 만료 두 달 전까지 지주 회장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 물망에 오른 후보에는 신한은행, 신한카드 등 자회사 전·현직 CEO다. 이르면 내달 초 최종후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인 가운데 안팎의 유력후보는 조 회장이다. 

농협금융지주 손병환 회장. 사진=농협금융지주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농협금융지주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먼저 회장 임기가 종료되는 농협금융은 이달 차기 회장 선임절차에 들어간다. 업계에선 손병환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으나, 농협금융 지분 100%를 가진 농협중앙회의 의중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손 회장은 취임한 뒤 지난해 사상 첫 2조원의 순익을 달성했고 올해 3분기까지 사상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기본임기 2년에 1년을 추가로 연임했던 전임 회장들의 전례를 고려하면 손 회장도 1년 더 연임할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라임 사태와 관련해 금융회사 취업이 제한되는 문책경고 금융위원회 징계를 받으면서 연임이 불투명해졌다. 우리금융 측은 “아직 대응 방안을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손 회장이 금융감독원 징계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금융권에선 보고 있다. 

업계는 금융사 CEO 인사에 대한 정치적 외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성명문을 통해 라임 펀드 판매를 빌미로 무리한 중징계를 통해 손 회장을 몰아내고 전직 관료를 앉히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손태승 회장의 금융당국 징계 결정을 비롯해 BNK금융그룹이 회장 후보군에 외부 인사를 포함시킬 수 있도록 경영 승계 규정을 개정하고 수협은행이 재공모를 통해 행장 후보를 추가한 것 등이 관치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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