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관료 출신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병환 현 회장은 취임 이후 연이은 최대 실적으로 연임 가능성에 힘이 실렸으나 관치 외풍으로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지난달 14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차기 회장을 비롯해 농협은행장, 농협생명 대표, NH벤처투자 대표 등 3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선 절차에 돌입했다. 결과는 오는 20일 전후로 나올 전망이다.
당초 업계는 손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손 회장 취임 첫 해인 지난해 NH농협금융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2조291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순이익 2조를 넘어섰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전년 대비 8.1% 늘어난 1조971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5대 금융지주 중 첫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외부 인사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기 시작했다. NH농협금융은 외풍이 가장 취약한 금융지주로 꼽힌다. 실제로 NH농협금융은 지난 2012년 출범 이후 초대 회장을 제외하고 2대부터 5대 회장까지 모두 경제 관료 출신이다. 손 회장은 두 번째 내부 인사 출신이다.
최근 농협금융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가 관료 출신을 낙점하면서 손 회장이 연임 도전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주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력 후보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 전 실장은 행정고시 26회 관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시절 금융위원회 상임위원과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기획재정부 2차관, 국무조정실장 등을 지냈고 지난해에는 윤석열 정부의 대선 캠프 첫 영입 인사로 합류했다.
일각에선 농협금융 회장에 관료 출신 인사가 낙점될 경우 향후 우리금융 등 다른 금융지주 인사에도 관치 금융 영향이 거세질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손 회장과 함께 권준학 농협은행장, 김인태 농협생명 대표, 강성빈 NH벤처투자 대표 등의 임기도 이달 말 만료된다. 다만 농협금융지주 계열의 CEO들은 연임 없이 물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연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