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2 사전등록 이미지.(제공=넥슨)
히트2 사전등록 이미지.(제공=넥슨)

넥슨의 히트2가 단기간 흥행에 성공했다. 리니지라이크를 만든 이유가 돈을 버는 거라지만 그동안 쌓아온 넥슨의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넥슨은 3N 중 가장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면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왔다. 그래서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좋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넥슨은 히트2로 돈을 얻고 게임사 이미지는 '나락'을 가게 됐다. 


왜 히트2를 냈나...이유는 '돈', 말 많아도 매출 3위 안착


넥슨이 히트2를 출시하게 된 이유는 물론 '돈'이다. 

히트2는 넥슨코리아가 서비스하고 넥슨게임즈에서 개발한 모바일 MMORPG다. 넥슨게임즈는 올해 넥슨의 주요 개발 자회사인 넷게임즈와 넥슨지티의 합병으로 태어난 회사사로 향후 넥슨의 성장성을 이끌어갈 주요 회사로 손꼽힌다. 넥슨게임즈가 넥슨코리아의 개발 자회사 중 네오플 다음으로 몸집이 크고 유일한 국내 상장사이기 때문이다. 

히트2의 전작인 히트도 넥슨게임즈의 전신인 넷게임즈가 개발한 게임이다. 지난 2015년 출시 후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에 올랐고, 이 게임으로 넷게임즈는 대한민국 게임대상도 받았지만 이후 매출이 급감하며 2017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넷게임즈는 2017년 히트의 서비스를 종료한 이후 V4, 오버히트 등 흥행작들을 배출했지만 개발비와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2019년 영업손실 규모가 171억원으로 불어났다. 2019년 출시된 V4로 2020년 25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4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상장까지 마친 넥슨게임즈 입장에서는 확실한 실적이 필요했다. 적자에서 확실히 탈피하고 넥슨의 핵심 게임 개발사로써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필살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건드려서는 안될 것을 건들게 된다. 2019년 서비스를 종료했던 히트를 '리니지 라이크'로 부활시킨 것이다. 

히트2 개발에 착수한 수년 전은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돈을 끌어모으던 시기다. 적자와 흑자를 오가던 넥슨게임즈는 엔씨소프트가 몹시 부러웠을 테다. 이렇게 리니지 시리즈를 똑같이 따라한 아류작 '히트2'가 탄생한다. 

그리고 이 계획은 서비스 초기인 현재로써는 어느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넥슨의 히트2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3위에 안착했다. 엔씨소프트 리니지M과 리니지W에 이은 3위다. 카카오게임즈의 오딘과 엔씨소프트 리니지2M도 제쳤다. 

서비스 첫날 70억원 내외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넥슨의 모바일 MMORPG 중 가장 좋은 흥행 성적이다. 앞으로 매출이 어떻게 될지 부정적이기는 하지만 어쨋든 돈을 버는데는 성공하고 있다.


히트2, 칭찬할 것은 서든어택 여캐를 잇는 캐릭터 디자인 뿐


히트2 개릭터 이미지.(유튜브 캡쳐)
히트2 개릭터 이미지.(유튜브 캡쳐)

문제는 히트2의 게임성이다. 과연 게임성이란게 있는가 누가 물어본다면 BM만 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수준이다. 

히트2의 장점부터 말해보자. 단 한가지가 있다면 캐릭터 모델링이다. 누가 보더라도 만족할 수 밖에 없는 외형을 갖추고 있다. 어려보이는 얼굴과 육덕진 허벅지를 가진 언밸러스한 여성 캐릭터는 노렸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사실 넥슨은 옛날부터 여성캐릭터 모델링을 잘 뽑아내기로 유명한 회사다. 2016년 7월 넥슨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FPS게임 서든어택2에서는 여성캐릭터 미야를 전면으로 내세웠다가 완벽하게 망했지만 미야는 지금도 다른 게임에(스카이림)서 해적판으로 현역 활동하고 있다. 그만큼 미야란 캐릭터의 외형은 매력적이었다. 

히트2에서도 여성캐릭터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특히 영웅, 전설, 신화로 올라갈 수록 여성캐릭터를 얻고 싶게끔 디자인되어 있다. 오죽하면 어떤 유튜버는 게임 캐릭터 디자인 때문에 계속 게임을 할까 고민했다고 할까.

그 밖의 모든 게임 시스템은 리니지 복불복이다. 상세히 설명할 것도 없다. 모바일로 나온 리니지 시리즈보다 약간 더 혜자스러운 과금일 뿐, 똑같다. 스토리는 전혀 신선하지 않고, 게임 UI와 퀘스트 방식, 과금방식 모든 게 리니지 라이크다. 주문서 에 신속의 물약, 귀환주문서, 지정순간이동주문수, 무게경량화주문서, 음식까지 리니지2M 시스템을 그대로 채용했다. 변신시스템, 장비 도감, 캐릭 도감 역시 리니지 라이크 그 자체다. 그러면서 그래픽과 캐릭 모션은 오딘:발할라 라이징보다 떨어진다.

인게임에서 회피 등 조작할 수 있는 요소는 거의 없다시피하다. 어색하고 동떨어진 캐릭터가 공격을 하는 무색무취 자동사냥 게임이다. 어색한 캐릭터 모션과 어정쩡한 그랙픽, 거기에 무과금으로 게임을 진행할 경우 무조건 막히는 게임 구조 등 도저히 칭찬할 게 없다.  

출시하자마자 사고도 있었다. 핵과금 게임러들을 위해 리세마라(원하는 뽑기가 나올때까지 캐릭 무한 반복생성) 유저들을 임시 정지시키며 강력한 회수조치를 하는 최악의 실수를 저질렀다. 이 게임은 핵과금 유저들을 위한 게임이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더 황당한 것은 넥슨이 디렉터 코멘터리를 통해 엔씨소프트를 저격했다는 사실이다. '아이템 가치 훼손, 판매행위 금지 등을 안하겠다"며 "아직 기획하고 있지 않다 이런 애매한 표현이 아니고 명확하게 약속드린다"며 사실상 엔씨소프트를 저격했다. 이미 저 얘기는 거짓으로 판명된 상황이다. 리니지를 똑같이 따라했으면서 자신감있게 저런 얘길 했다는 것 자체가 소비자 기만이며 뻔뻔함의 극치다. 

다른 점이 있다면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한 마케팅이다. 넥슨게임즈는 히트2에 크리에이터 광고(숙제 BJ)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강조해왔다.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은 대부분 출시 첫날 '숙제 BJ'를 활용해 매출을 극대화하는 마케팅을 진행하는게 일반적이지만 히트2는 직접 크리에이터를 모집해 이용자가 이들에게 후원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그러나 따져보면 수많은 유저들이 엄청난 과금을 해야 BJ들에게 떨어지는 구조다. 손 안대고 코 푸는 격이다. 

히트2가 출시하자 마자 넥슨게임즈 주가가 폭락한 것은 모두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출시 당일 주가가 17% 하락한 데 이어 지속해서 하락세다. 히트2가 주주들이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해도 좋게 볼 수가 없는 리니지 아류작이기 때문이다. 이미 엔씨소프트 역시 트릭스터M, 블레이드앤소울2 등 리니지 라이크 게임을 냈다가 참패했다. 주주들은 히트2를 오랫동안 지속가능한 게임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다양한 게임 출시하고 개발하던  넥슨 이미지 실추..."히트2로 돈을 벌어도 흑역사 될 것"


게임사가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게임사 이미지라는 것이 있다. 넥슨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게임사 중 하나로 대기업군에 속한 대형 게임사다. 그런데 히트2 출시로 자존감도 없고, 철학도 없는 회사가 되버렸다. 

최근 넥슨의 행보는 칭찬하기에 충분했다. 넥슨은 다작으로 유명하지만 그만큼 3N 중에서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었다. 넥슨은 올해 콘솔, PC게임인 'DNF(던전앤파이터) 듀얼'과 좋은 게임성으로 호평받았던 '던전앤파이터M'을 출시한 데 이어 ‘퍼스트 디센던트’, ‘베일드 엑스퍼트’, ‘데이브 더 다이버’, '프로젝트 HP 등 대형 신규 게임들을 개발하고 있다. 

'DNF 듀얼'은 넥슨의 대표 IP(지적재산권) '던전앤파이터(던파)'를 활용해 선보이는 대전 격투 게임으로 전세계 격투게임 매니아들을 사로잡고 있다. 던전앤파이터M은 과도한 가챠요소없이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9위를 기록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향후 출시될 '퍼스트 디센던트’는 언리얼 엔진 5로 구현된 비주얼 퀄리티 기반 스펙터클 액션을 지향한다. 와이어를 이용한 특수 이동 기술 ‘그래플링 훅’, 수십 개의 총기 아이템, 각자의 고유한 스킬을 지닌 10개 캐릭터 등 액션, 콘텐츠 면에서 루트슈터 장르의 재미 요소를 극대화한 콘솔, PC게임이다. 

이렇듯 넥슨은 그동안 트리플A 게임을 대한민국에서 탄생시키겠다는 목표로 모바일 뿐만 아니라 PC, 콘솔 등 다양한 게임들을 개발해 오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히트2 출시로 이런 노력들이 빛을 바랬다. 리니지라이크를 대놓고 내놓음으로써 회사 정체성과 철학이 부재한 회사로 낙인찍히게 생겼다. 

넥슨게임즈 이정헌 대표는 "우리도 500명 인력이 한꺼번에 투입되는 대작을 만들어야 한다"고 종종 설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만 하면 무엇하나. 이런 진실성이 히트2로 모조리 훼손되게 생겼다. 

히트2를 출시한 넥슨을 바라보는 유저들의 비판은 심각한 수준이다. "국내 유저들 수준에 맞는 게임사", "대형 게임사가 거대자본으로 게임문화 성장을 주도하진 못할망정 수준낮은 게이머들을 등에 업고 게임문화를 한참 퇴보시키는 중", "웃긴 건 이딴 게임성으로 엔씨까고 지들은 다르다는 스탠스 취한게 역겹다는 것", "이젠 게임사를 욕할 타이밍은 한참지났음...저런게임이 나와도 현질하는 유저들이 문제", "정말 2022년 게임이이란게 믿기 힘들정도로 한국 게임은 퇴보의 길을 걷고 있구나" 등 히트2 관련된 영상이나 뉴스 댓글에선 좋은 글을 차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넥슨은 히트2 출시로 돈을 벌고 있다. 여기에 현질을 해주는 든든한 린저씨들이 있다. 이런 유저들도 안고가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을 것이다. 앤씨소프트가 부럽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넥슨은 넥슨게임즈가 아무리 힘들더라도 히트2를 리니지 라이크로 출시해서는 안됐다.

현재와 같은 유저들 분위기 속에선 리니지 시리즈 처럼 돈을 장기적으로 벌기도 힘들어 보인다. 기업이미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넥슨은 중요한 가치를 훼손했다. 넥슨은 서든어택2에 이어 또 다시 심각한 흑역사를 남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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