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헌터는 전세계 수많은 헌터들을 양산해 낸 캡콤의 대표작이자 프랜차이즈다. 2004년 몬스터헌터가 처음 발매된 후 18년이 지난 지금도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2018년 출시된 몬스터헌터:월드는 지난해 11월 기준 글로벌 1600만장 이상을 팔아치웠고, 확장팩인 몬스터헌터:아이스본은 2월 기준 72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닌텐도 스위치로 2021년 출시된 몬스터헌터 라이즈는 지난 1월 기준 글로벌 누적판매량이 800만장에 달한다. 

이 역사적 전통을 가진 시리즈는 신작이 출시될 수록 그래픽과 게임성이 진일보하며 수많은 매니아와 팬들을 만들어냈다. 헌팅 수렵 액션게임으로 최정점을 찍었고, 이 분야에서 감히 어떤 게임도 넘볼 수 없는 독보적 존재가 됐다. 필자도 몬스터헌터:월드와 몬스터헌터:아이스본을 500시간 가까이 플레이할 정도로 팬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에서도 몬스터헌터가 연상되는 게임이 출시됐다. 락스퀘어가 개발하고 스마일게이트 Stove가 배급을 맡은 모바일 게임인 '와일드본'이 그 주인공이다.

와일드본 스토브 출시 이미지.
와일드본 스토브 출시 이미지.

와일드본, 몬헌 대놓고 표절에 게임성 기대 이하...현질요소 수렵액션 근간 깨뜨려


한국에서 헌팅 수렵 액션게임이 나온다는 소식에 많은 유저들이 큰 기대를 모았다. 와일드본은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완전 신작은 아니다. 2021년 대만, 홍콩에 선 출시 됐으며, 한국에는 2022년 STOVE를 통해 5월 10일 정식 출시됐다. 

몬스터헌터의 장점을 갖고 와서 모바일로 출시한다는 계획은 좋았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얘기하자면 이 게임은 '충격' 그 자체다. 

와일드본은 캡콤에 대신 사과하고 싶을 정도로 '대놓고' 몬스터헌터를 베낀 것으로 알려졌다. SNS 등에 이 게임이 일본에 소개돼 조리돌림 당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더 이상 중국 게임들이 표절한다고 비판해서는 안될 정도다. 몬헌이라고 불리기에는 너무도 부끄러운 '괴작'이 나왔다. 몬스터헌터가 모바일로 나온다면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이다. 

실제 이 게임은 출시되자 마자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몬스터헌터를 대놓고 따라했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잇따르고 있다. 표절 부분은 많은 유튜버가 이미 지적을 많이 했으니 간단히 요약하자면 게임 제목 및 캐릭터의 모션, 몬스터 디자인, 전투 시스템, 무기 종류, 맵 종류, 음식 버프, 아이루와 비슷한 존재 등 모든 것이 몬스터헌터를 떠올리게 한다. 

표절을 얘기하지 않더라도 게임성 자체가 너무 수준이하다. 엉성한 UI와 스토리, 도저히 2022년에 출시된 게임이라고 볼 수 없는 그래픽, 미미한 타격감, 곳곳에 비는 사운드, 게임 멈춤 현상, 뒤죽박죽인 프레임 등 지적할 부분은 수없이 많다. 

또다른 문제는 이 게임의 현질 요소다. 게임사라면 응당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만들지만 와일드본은 수익성을 위해 헌팅 수렵 액션게임의 본질을 깨뜨렸다. 

헌팅 액션 장르의 게임의 가장 중요한 재미요소는 사냥을 하는 재미와 사냥을 하고 얻는 성취감 및 보상, 보상을 통한 육성의 재미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와일드본은 현질 요소가 이 모든 것을 깨뜨렸다. 

와일드본은 몬스터헌터처럼 장비 제작 시스템이 있다. 소재를 모아 장비를 제작하면 되는데 확정 제작이 아닌 확률제작이다. 확정으로 SSR등급 무기나 방어구를 얻을 수 있는 쉬운 방법은 현질이다. 수많은 패키지를 통해 장비 강화와 제작템들을 파는데 SSR 장비를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현질템도 팔고 있다. 

어렵게 몬스터를 사냥해서 원하는 장비템을 맞추고, 본인의 사냥실력도 늘어나는 것이 몬헌의 가장 큰 재미요소인데 현질만 하면 이런 과정을 모두 생략할 수 있게 만들었다. 소재를 사면 되니 사냥할 필요가 없다. 헌팅 액션의 근간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다. 더구나 원하는 종류의 무기를 선택할 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원하는 SSR 무기를 얻으려면 나올때까지 뽑아야 한다. 

몬스터헌터의 아이루같은 존재인 호르툴도 가챠로 뽑아야 한다. SSR등급은 0.22%의 확률이다. 3만원 정도를 써야 10번을 뽑을 수 있다. 몬헌에서 상시 캐릭터를 돕던 수호신같던 존재가 와일드본에서는 현질 뽑기 괴물로 전락했다. 


스마일게이트 Stove 입점작과 라인게임즈 신작 기대감도 낮아져


와일드본과 관련해 얘기할 게 있다. 와일드본 출시로 스마일게이트 Stove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는 부정적 효과를 낳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라는 갓겜을 만든 게임사다. 스마일게이트는 와일드본을 개발하지는 않고 배급만 맡았다. 

스마일게이트는 Stove(스토브)라는 자체 런처를 갖고 있다. 전자 소프트웨어 유통망(ESD)의 형태를 띄고 있다. 기본적으로 로스트아크, 테일즈런너 등 스마일게이트에서 개발 및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가 퍼블리싱하는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지만, 패키지 게임 판매도 진행하고 있다. 패키지 게임으로는 크로노 아크, 모나드의 겨울 등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고디안 퀘스트 등 인디 게임의 유통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그리고 와일드본은 스마일게이트가 처음으로 입점시킨 외부 IP다. 스토브는 그간 스마일게이트 자사 IP와 국내외 인디 개발사 작품 입점에 주력해온 것에서 한 단계 성장, 외부 IP들을 적극 입점시킬 계획인데 그 첫 작품이 와일드본인 것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와일드본의 정식 론칭과 함께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으로 와일드본 론칭 후 연이어 신작들을 연이어 론칭 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스토브 한영운 대표는 “와일드본은 스토브에서 오랜 기간 공을 들였던 외부 IP의 입점작"이라고 자신있게 말했었다. 

오랜기간 공을 들여 처음으로 입점시킨 외부 IP가 와일드본이라니 스토브를 향한 팬들의 기대감이 차갑게 식고 있는 실정이다. 와일드본 이후 론칭을 준비 중인 다른 신작들에 대한 기대감도 현저히 낮아졌다. 

와일드본과 관련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또 다른 회사는 라인게임즈다. 현재 라인게임즈는 와일드본에 완전히 손을 뗀 것으로 확인됐다.  

와일드본을 개발한 게임사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락스퀘어다. 락스퀘어는 라인게임즈 관계사로 볼 수 있다. 락스퀘어는 2017년 5월에 라인게임즈와 프로젝트 PK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2017년 6월 라인게임즈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프로젝트 PK가 와일드본이다. 

그런데 라인게임즈는 2020년 6월 와일드본 CBT 이후 돌연 퍼블리싱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퍼블리싱을 스마일게이트가 하게 됐다. 라인게임즈는 현재 와일드본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상태지만 지금도 라인게임즈는 락스퀘어 지분을 갖고 있다. 라인게임즈가 와일드본 퍼블리싱 계약을 해지한 이유는 알려진 바 없으나 부족한 게임성과 표절 이슈가 원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조성환 락스퀘어 대표는 홈페이지에 "외형적인 규모 면에서 큰 회사는 아니나, 게임 하나만큼은 어떤 곳보다 독보적으로 잘 만드는 강소 개발사가 되려한다"고 소개글을 썼다. 락스퀘어는 와일드본이 첫번째 개발작이다. 

와일드본이 첫 출시작이었던 만큼 락스퀘어가 앞으로는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하지만 와일드본같은 괴작, 표절작은 더이상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여러 비판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회사 소개글처럼 독보적인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가 되길 빈다. 표절을 할거면 차라리 중국 게임 '원신'을 벤치마킹해서 차별을 둘 것은 두고, 완성도와 게임성을 갖춘 게임을 만들길 바란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