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보험사 대상 지급여력(K-ICS) 비율 권고치를 낮췄지만 여전히 손해보험사들의 부담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적자수준 전망을 넘은 데다가 통상 하반기 상승곡선을 그리는 만큼 해당 분야에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또 새로운 K-ICS 비율 가이드라인으로 기본자본이 도입될 경우 수익성 확보와 손해율 관리의 중요성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보험 규정 개선이나 사고 방지를 위한 부서 운용 등을 내놓았다.
보험사에 근무하는 A씨는 "보험사별로 자본 여력의 차이는 천차만별이겠지만 이미 4년간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있어왔고 하반기로 갈수록 손해율이 늘기 때문에 자동차보험에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K-ICS 비율 권고치를 150%에서 130%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또 올해 연말 결산부터 기본자본 K-ICS비율을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감독기준을 새로 도입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K-ICS 비율을 끌어올리는 방안으로 보완자본을 확보하며 자본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을 지적했다.
해당 결정에 따라 보험사들은 기본자본 K-ICS비율을 끌어올리는 방안으로 실적개선과 손해율 관리 외에 고려할 선택지가 드문 상황이다. 이밖의 선택지로 유상증자가 있지만, 기존 주주들의 반발을 사기 쉽기 때문이다.
연이은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트럼프 관세 부담 등으로 손해보험사들의 실적 전망이 어둡다는 분석도 나온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보험사 5개(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KB손해보험·현대해상) 자동차보험료를 △2022년 1.2~1.4% △2023년 2~2.5% △2024년 2.1~3%만큼 인하했다.
올해도 메리츠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3% 인하했으며 △삼성화재 1% △KB손보 0.9% △DB손보 0.8% △현대해상 0.6%씩 낮췄다.
보험료 인하에 따른 수입이 줄며 관련 실적 역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국내 5대 손해보험사들의 지난 1~5월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평균 82.8%로 전년 대비 3.4%p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손익분기점을 80%로 여기기 때문에 이미 적자 수준을 넘긴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장마와 폭설 등으로 하반기 상승곡선을 그리는 만큼 관련 실적 악화가 전망된다.
또 트럼프의 관세 부여에 따른 비용 부담 전망 등 국내외 변수 역시 손해보험사들의 부담을 키운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문제영 보험연구원 연구의원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 행정명령으로 기본관세 부여를 예고한 이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손해보험업은 자동차, 건설, 수출 등 관세정책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산업 부문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비용 인상과 리스크 증가로 손해율이 늘고 자산 관리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국가에 관세 서한을 보내겠다고 강조했다.
손해보험사들은 손해율 관리 방안으로 기상이변으로 인한 차량 피해 예방 활동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침수피해를 사전에 막기 위한 전담 조직을 지난 2014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안전운전 전용차량 사용시 할인율을 적용해 사고율 완화를 유도하는 경우도 나온다.
현대해상은 커넥티드 카 기반 안전운전 고객을 대상으로 운전점수 할인 특약을 개발해 사고 방지를 권장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커넥티드 카 서비스 가입 고객 중 일정 안전점수를 넘길 경우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을 운영 중이다.
삼성화재와 캐롯손해보험도 커넥티드 카 특약 가입시 가입기간 동안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커넥티드 카란 자동차와 정보 통신 기술이 융합돼 인터넷·모바일 기기 등과 연결되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량을 뜻한다.
한화손해보험은 연간 주행거리가 감소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마일리지 할인특약을 공개했다. 자동차 운행량 감소에 따라 교통량과 함께 사고율이 줄어드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를 위해 실적 관리나 손해율 개선 등이 필요하지만 보험사가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은 한정적"이라며 "기상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거나 대차간 사고를 최소화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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