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화재가 2년만에 DB손해보험의 실적을 추월했다. 손해보험사들의 보험실적 감소에도 투자손익 증가가 순익 감소폭을 줄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98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 감소했다. 보험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23% 감소했지만 투자손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5개 대형 손해보험사(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KB손해보험·현대해상)의 상반기 순익 중 2번째로 큰 규모로 전년 대비 감소율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DB손해보험의 순익이 손해율 증가 등으로 하락했지만 메리츠화재는 업계 대비 적은 자동차보험 포트폴리오 비중과 높은 운용자산이익률(ROA)로 실적 감소 폭을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사업실적(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의 보험손익은 302억원으로 90.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동안 DB손해보험의 원수보험료 기준 자동차보험 포트폴리오 비중은 약 21.6%인데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포트폴리오 비중은 약 4~5%로 대형 5개사 중 가장 적다.
또 투자전략에 있어 DB손해보험은 안정·분산 위주의 안전자산 비중을 늘린 반면 메리츠화재는 위험자산 중심의 공격적 운용 전략으로 고수익을 챙겼다.
DB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투자손익은 5890억원으로 전년 대비 57.1% 증가했다. 메리츠화재는 같은 기간 동안 53% 증가한 6048억원 규모의 투자손익이 발생했다.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각각 올해 상반기 기준 4.2%·4.5%로 대형사 평균치(3.1%) 대비 높은 수준이다.
DB손해보험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국공채 등의 안전자산(국공채 등) 비중은 약 19.2%, 위험자산(대체투자·수익증권 등) 비중은 약 45%로 구성돼 있다.
메리츠화재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부동산PF·수익증권 등의 위험자산 운용에 집중하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전체 운용자산 내 위험자산 비중은 약 56%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부동산PF 대출과 수익증권·주식 등 고수익자산 중심 투자에 몰려 있다.
또 DB손해보험은 채권 투자 비중을 줄이며 수익증권·대체투자(부동산·SOC·기업금융 등)는 확대한 데 비해 메리츠화재는 채권 투자 비중을 늘리는 등 전략이 엇갈렸다.
DB손해보험의 채권 투자 비중은 지난해 말 20.6%에서 19.2%로 약 1.4%p 감소했다.
메리츠화재의 채권 투자 비중은 같은 기간 동안 35.5%에서 37%로 약 1.5%p 증가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하반기에도 고수익 위주의 투자 기조를 이어가되 위험자산의 모니터링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단기 손해율 부담을 흡수하는 보장성보험, 장기 건강보험 등 장기 인보험의 신계약을 적극 유치하는 등 손해율 방어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보험 손익이 손해율 등으로 상반기와 비슷한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자산운용 투자 이익률이 3.9% 수준이었는데 올해 대형사 중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