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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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마그룹 지주사 콜마홀딩스가 건강기능식품 계열사 콜마비앤에이치(BNH) 이사회 개편에 나서며 경영 쇄신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적 부진을 이유로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콜마비앤에이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경영진 재편을 통한 실적 회복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콜마홀딩스는 지난 5월 2일 대전지방법원에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했다. 임시주총 안건은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이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주가가 하락했고 이에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컸다"며 "경영 쇄신을 위해 이사회 개편을 요구했으나 기존 경영진이 응하지 않아 불가피하게 법적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콜마그룹의 사업구조는 한국콜마의 △화장품 △HK이노엔의 제약 △콜마비앤에이치의 건기식 등 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가운데 화장품과 제약은 장남인 윤상현 부회장이, 건기식은 장녀인 윤여원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이사회 개편을 요구한 배경에 대해 "경영 정상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경영권 분쟁이나 경영 간섭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콜마홀딩스가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보인 배경에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콜마비앤에이치는 2022년 매출 5759억원, 영업이익 611억원을 기록했으나 2023년에는 매출이 6156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46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주가 역시 2020년대 7만 원대를 기록했던 수준에서 최근 1만원대까지 하락하며 소액주주 불만이 고조된 상황이다. 이에 최대주주이자 지주사인 콜마홀딩스가 직접 경영에 관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지분율 44.63%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주요 계열사 실적 부진을 최대주주인 지주사가 방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은 베인앤컴퍼니에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7년간 재직하고 2014년 CJ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CJ프레시웨이를 거쳐 CJ그룹에서 전략을 짜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CJ제일제당 부사장을 맡으며 전문성과 리더십을 입증한 인물로 평가된다.

콜마홀딩스 내부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수익성 개선과 자본 효율성 회복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해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건기식 열풍이 일고 있는 환경에 따라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을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승화 전 부사장은 컨설턴트 출신의 전문경영인인 만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수익성 개선과 자본 효율성 회복을 이끌어낼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콜마비앤에이치는 지주사의 요청에 반발하고 있다. 실적 개선과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에 중장기 전략을 추진 중인 만큼 현 대표이사와 이사회를 변경하는 것은 시기상조란 입장이다.

한편 이번 이사회 개편 움직임은 미국 행동주의 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의 참여 이후 더욱 본격화됐다. 달튼은 올해 3월 콜마홀딩스 지분을 5.69%까지 확대하고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안을 주주총회에서 통과시키며 경영 참여에 나섰다. 내부적으로는 자회사 견제가, 외부적으로는 주주 견제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지주사를 중심으로 한 콜마그룹 지배구조 전반에 변화 압력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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