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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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투자증권이 지난해 130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 이후 칼을 갈고 본업에 집중했다. 강력한 내부통제를 기반으로 올해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향후 신한투자증권의 발걸음에 기대가 쏠린다.

25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으로 1176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36.9% 증가한 기록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0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5% 늘었다.

영업수익은 36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9% 증가했다. 이중 수수료수익이 204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다. 두 부문 다 전 분기 대비로는 44.9%, 11.0% 증가하면서 실적을 개선한 모습이다.

수수료수익 중 위탁수수료로 93억원을 벌었다.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고, 전 분기 대비로는 3.1% 소폭 증가했다.

금융상품 수수료로는 321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했으나 전 분기 대비 26.8% 증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본격적으로 WM 사업에 불을 붙였다. 기존 초고액자산가 서비스를 위한 자산관리 전문가 그룹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를 업계 최대 규모인 100명으로 늘리고 맞춤형 컨설팅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 7일에는 고액자산가 고객을 위한 VIP 서비스 '신한 프리미어 멤버십'을 새로 오픈하고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이와 함께 연금 사업 확대를 위해 서울,경기 지역 점포에 '연금 프리미어 라운지'를 신설하고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했다. 전국 19개 주요 금융센터를 퇴직연금 전문 센터로 지정하고 연금특화 PB(프라이빗 뱅커)를 선발해 전문 인력을 늘리기도 했다. 업계는 신한투자증권이 공격적인 WM사업 확장으로 수익이 점차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IB(기업금융) 부문을 보면 1분기 수익은 59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39.4% 증가한 기록이다. 전 분기 대비로도 24.0% 증가하면서 개선세를 입증했다.

실제로 IB 부문에서 신한투자증권의 1분기 DCM(채권자본시장) 트랙레코드는 화려하다. 1분기 기준 국내채권 주관금액은 약 4조7450억원으로 리그테이블 4위에 올랐다. JTBC 회사채 발행을 대표 주관하고 LG에너지솔루션 공모채, KB손해보험 후순위채, 현대해상 후순위채 등에 참여하면서 실적을 올렸다. 업계에선 신한투자증권의 DCM 역량이 안정 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CM(주식자본시장)부문에선 1분기 대표주관 성과는 없었으나 1분기 '최대어' LG CNS에 공동주관으로 참여하면서 실적을 채웠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IPO(기업공개)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섹터와 별개로 섹터 구분 없이 전 분야에서 딜을 수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1분기 자기매매 수익도 눈에 띈다. 신한투자증권의 1분기 자기매매 수익은 18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7%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 분기 대비로도 12.9% 증가했다. 채권 시장 활황에 힘입어 자기매매 부문 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전 분기 발생했던 해외대체자산의 평가 손실이 없어지면서 실적 개선에 일조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금융사고 이후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증권사 본업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열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위기관리·정상화 TF(태스크포스)를 구동하면서 1분기 동안 내부통제·조직문화·인적혁신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통제 관련 문제가 발생할 시 최고경영진을 포함한 전 임원의 성과급을 일괄 차감하고, 부서 평가도 내부통제 평가 미흡 시 전체 평가 점수와 관계없이 성과 평가 등급을 최저로 하향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단행했다.

또 성과 우수 부서 선발과 직원 포상 업적 평가에 '내부통제 플래티넘 부문'을 신설해 내부통제 관련 백 오피스의 업무 중요성을 강화했다.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잠재적 리스크까지 치유해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내부통제 강화 조치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강력한 내부통제 기조와 함께 향후 신한투자증권의 업계 경쟁력에도 이목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특히 DCM 부문에선 최근 LX그룹과 HL그룹 등 사업 네트워크를 쌓고 있는 것으로 감지된다. 앞으로의 IB 성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DCM에서는 신한투자증권이 '4강 체제'에 진입했다"고 평가하면서 "ECM은 아직 1분기인 만큼 앞으로 딜 수임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WM과 PBS(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에도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실적이 부정적으로 예측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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