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지혜 기자.
사진=박지혜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상장 기업의 CEO와 대주주를 향해 적극적인 밸류업과 주주 간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8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을 비롯한 23개 자산운용사 CEO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자산운용사들에게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과 내부통제 강화, ETF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지금 시점에서 산업을 이끄는 기업들이 현재 거래소 중심으로 진행되는 밸류업 자율 공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란다"며 "함께 밸류업 자율 공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공감해달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5월 27일부터 '기업가치 제고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밸류업 통합 페이지를 신설했다. 이는 상장 기업이 중장기 목표와 그에 따른 계획, 이행 여부 등을 공시해 기업가치를 높여 국내 증시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해당 공시는 별도의 규제 없이 자율적으로 공시할 수 있다. 거래소가 발표한 가이드라인 내용도 전부 권장사항으로, 기업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기재할 수 있다.

더불어 밸류업 공시는 거래소 자율 공시로 분류된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을 거치지 않아 금감원의 규제가 닿지 않는다.

이 원장은 금감원이 규제를 적용해 기업의 행위를 강제하기보다 기업들이 먼저 자율적인 태도로 나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세제 혜택 등 여러 가지 제도 혜택으로 밸류업 내지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이루는 것이 정부 당국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 혹은 선도 중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국민 및 일반 주주와 함께 호흡하고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 원장은 CEO와 대주주들이 일반 주주들과 더욱 원활하게 소통하기를 주문했다.

이 원장은 해외 투자자를 비롯한 일반 투자자들, 기관 투자자들이 기업의 의사 결정을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실제로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CEO와 대주주 차원에서의 주주 소통이 극히 부족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테슬라와 엔비디아, 애플 등의 글로벌 기업을 거론하며 CEO와 대주주가 적극적으로 기업 가치와 향후 미래 성장 전략 등을 시장과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대기업의 경우 CEO와 대주주들이 먼저 소통하고 공유함으로써 설사 배당이 없더라도 충분히 주주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형태로 소통한다"고 예를 들었다.

이 원장은 이후 두산,SK그룹의 계열사 합병에 따른 일반 주주들의 피해에 관한 질의에서도 "증권 신고서나 공시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지속적으로 정정 요구를 할 것"이라며 "주주 보호와 기업 가치 제고의 방향성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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