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자본시장 선진화'를 외치며 상장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등 유관기관의 전폭적인 지원을 당부하면서도 기업 밸류업 '초기 성과'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업 밸류업 상장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총 8개 기업의 대표이사 및 담당임원을 비롯해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일어난 증시 폭락에 관해 입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해외발 충격이었지만 모두가 봤듯이 국내 시장이 더 크게 영향을 받았다"며 "보다 단단하고 회복 능력을 갖춘 증시로 체질 개선을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확대와 내실화로 국내 상장기업과 증시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 밸류업을 통한 자본시장 선진화와 활성화는 부채 중심에서 자본 중심으로의 경제구조 전환에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정부와 유관기관의 기업 밸류업을 향한 강력한 지원을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스튜어드십 코드 반영 가이드라인 마련 등 후속 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이라며 오는 9월 중 코리아 밸류업 기술 발표와 4분기 중 연계 ETF 출시 등 향후 진행 방향도 언급했다.

법적 제도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정부 입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주주 환원 확대에 따른 세제혜택을 거론하며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국회 논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주 가치를 존중하는 경영 문화가 확산되어야 한다"며 관계기관과 상법 개정 방안 역시 논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말 밸류업 프로그램 개시 후 현재 13개 기업이 공시 혹은 공시 예고를 했다. 기업 밸류업의 핵심 성공 요건은 시장 참여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라며 다시금 상장기업의 참여 의지를 독려했다.

이어 "시장 자금 흐름이 기업의 밸류업과 선순환을 이루도록 기업 가치의 노력을 평가하고 이를 투자 의결권 행사 등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며 금투업계의 노력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기업 밸류업이 긴 시간을 내다보고 꾸준히 추진해야 하는 과제지만, 정책의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 초기 성과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기업과 유관기관, 정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기업들은 지표선정, 목표설정, 소통 등 공시 과정의 경험을 공유하며 계속해서 공시를 이어나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아직 공시를 하지 않은 기업들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에 공감하며 참여를 적극 검토히겠다고 밝혔다.

참석기업들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주주·투자자들과 회사의 미래에 관한 내용을 소통함으로써 안정적인 장기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회사가 미래지향적이고 주주가치 지향적인 계획을 제시한다면 진심은 통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아울러 "인적·물적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중소 상장기업의 경우 거래소의 맞춤형 컨설팅 프로그램이 도움이 될 것이므로 이러한 지원프로그램이 계속적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