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지혜 기자.
사진=박지혜 기자.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자산운용업계에 질적 성장과 건전한 시장 발전을 위한 역할을 주문하며 ETF 쏠림 현상과 상품의 차별성 부재를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열고 업계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자산운용업계에 "양적인 성장 외에도 질적 성장으로 건전한 시장 발전을 위한 역할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증권업계 간담회에서도 말했듯 특정 자산과 상품에 발생하는 쏠림 현상이 자산운용업계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산 편중과 시장 동조화가 심해지면 금융 안정이 저해되고 외부 충격이 발생했을 때 투자자 보호와 금융회사 건전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꾸준히 자산운용사들에 업계의 과열 경쟁과 특정 상품에 수요가 몰리는 ETF 쏠림 현상을 지적해왔다. 

수익성이 높은 타사 ETF 상품을 모방해 출시하면서 보수 경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자하는 기조도 업계 비판의 주안점이다.

ETF 시장에는 당장의 수익성을 노리고 단기 테마에만 집중하는 쏠림 현상이 계속됐다.

자산운용사들이 단기 유행 테마에 편승해 비슷한 상품들을 우후죽순으로 출시하면서 경쟁이 더욱 과열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경쟁에서 밀려나 순자산총액이 50억원에 미치지 못해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ETF는 현재 80개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난무하는 유사 상품들에 상품 경쟁력이 희미해지면서 운용사들은 운용 보수를 내리는 것은 물론 '상단 노출'을 위해 브랜드 이름을 바꾸는 전략까지 내세웠다.

게다가 대형 운용사들의 그늘에 중소형 운용사들은 설 곳이 마땅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대형 운용사들이 국내 ETF 시장을 대부분 점유하고 있는 만큼 유사한 상품들이 즐비한 상황에 투자자들의 심리는 대형사로 몰리고 있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이런 쏠림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차별화된 상품 출시를 강조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혁신기술을 활용해 독창적인 상품을 출시하고 투자 시장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업계의 노력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과감히 개선하겠다"며 "금융위원회도 자산운용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를 마련 중에 있다"고 제도적 지원 의지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고령화 심화, 기술 혁신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에서 자산운용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는 계속 높아질 것"이라며 "사모펀드 사태 등의 논란을 딛고 신뢰받는 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산운용업 스스로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금 관리 및 투자 수요에 부응하는 적극적인 자산관리자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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