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측근을 중심으로 중앙회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농협 안팎에서는 보은 인사를 통해 농협 내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NH농협케미컬 대표로 하명곤 전 경남무역 대표가 1일 취임했다.
하 대표는 NH농협 경남본부장을 역임한 '농협맨'이다. 2022년 농협경제지주 상무로 퇴임 후 2023년 4월부터 경남무역 대표로 활동했다.
농협케미컬 대표인사는 강 회장의 보은 인사로 해석되고 있다. 강 회장과 하 대표는 같은 경남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농협 안팎에서는 강 회장 취임 후 하 대표의 요직 추천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하 대표 취임 전까지 농협케미컬은 윤경수 전 대표가 이끌고 있었다. 윤 전 대표는 경기 성남 출신으로 지난해 3월 취임했는데, 올해 초 강 회장 당선 후 이성희 전 중앙회장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농협케미컬 대표로 유임되면서 논란이 있었다. 당시 강 회장 측 관계자는 "주주총회 등 합법적 절차를 거쳐 안건이 부결되도록 할 것"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농협중앙회 인사는 강 회장 측근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강 회장 취임 후 첫 인사는 류길년 신임 비서실장 임명이다. 류 실장은 경남 합천 출신으로 2019년부터 2년간 중앙회 경남합천군지부장을 역임했다.
류 실장 인사 이후 박석모 조합감사위원장을 포함해 박서홍 농협경제지주 대표, 김정식 농민신문 대표, 지준섭 농협중앙회 부회장과 여영현 상호금융 대표가 각각 취임했다. 이들 모두 강 회장 측근으로, 이번 선거 캠프 안팎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석모 위원장은 하 대표와 마찬가지로 경남본부장과 경남무역 대표를 역임했다. 전통 '농협맨'이라는 평가도 마찬가지다.
박서홍 대표는 전남 해남출신으로 농협 입사 후 농협은행 목포중앙지점장, 농협해남군지부장, 전남지역본부장, 농협경제지주 식품가공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강 회장 선거운동 당시 호남세력이 강 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지준섭 부회장은 농협 입사 후 중앙회 미래전략부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는데, 이 회장 취임 후 농협은행 부행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NH 농협무역 대표로 일했다. 이 전 회장이 물러나면서 재차 요직으로 복귀한 모양새다.
여영현 대표는 농협경남지역본부장, 농협상호금융 자산전략본부장, 농협농촌지원본부장으로 일했다. 김정식 대표는 충남 부여 출신으로 농협대학을 나와 중앙회 부회장, 상호금융 대표 등을 역임했다.
여기에 최근까지 NH투자증권 대표 후보로 올랐던 유찬형 전 부회장도 대표적인 강 회장 측근으로 분류된다. 결과적으로 금융당국 견제에 한 발 물러나며 윤병운 대표가 취임에 성공했다.
일부에서는 중앙회 인사를 강 회장 선거운동 보은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미 보은 인사로 홍역을 치렀던 이 전 회장 색깔 지우기라는 주장도 일부 나온다.
농협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퇴임을 앞두고 자기 측근을 계열사 임원후보로 추천한 것도 의식한 인사일 것"이라며 "이 전 회장 시절 부산·경남 지역 인사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평가도 있어 경남 중심 인사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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