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 주요 임원들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각종 질타를 받았다. 강호동 중앙회장에겐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이석준 금융지주 회장과 이석용 은행장은 금융사고와 관련한 내부통제 미흡에 대한 질책이 쏟아졌다.
이 회장과 이 행장은 관련 지적에 대해 대책마련에 나서겠다며 수용했다. 강 회장은 '코드 인사'로 돌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지난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협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강호동 중앙회장과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출석했다.
보은 인사 지적에 "마음 나눈 분들"…농협금융 과도한 관여는 "동의하지 않아"
여야는 강 회장의 내부 인사를 두고 '선거 캠프 보은 인사' 의혹을 제기했다. 현재 농협중앙회와 계열사 등에는 강 회장의 선거를 도운 인사들이 다수 포진돼있다. 강 회장 취임 후 △류길년 신임 비서실장 △박석모 조합감사위원장 △박서홍 농협경제지주 대표 △김정식 농민신문 대표 △지준섭 중앙회 부회장 △여영현 상호금융 대표 △하명곤 NH농협케미컬 대표가 선임됐다.
농협금융지주에도 강 회장과 중앙회 영향력은 여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4월 박흥식 광주 비아농협조합장이 금융지주 이사운영위원회 위원장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 3월에는 NH투자증권 신임대표 후보로 유천형 전 중앙회 부회장을 추천하기도 했다.
해당 인사들은 대부분 강 회장의 선거를 도운 측근 인사들로 해석된다. 강 회장은 경남합천 조합장을 역임한 인물로 경남 출신 인사들이 강 회장에 힘을 보탰다. 박서홍 대표의 경우 전남 해남 출신이지만, 상 회장 선거운동 당시 호남세력이 강 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취임하며 단행한 인사 49명 중 내부 승진자는 하나도 없었다. 낙하산 보은 인사, 책임 경영에 걸맞냐는 우려가 나온다"며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성 있는 인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은 "농협에 충청북도 출신이 아주 홀대받고 있다"며 "충청북도는 그냥 핫바지인가. 인사를 이렇게 편향적으로 하면 어떻게 되나"고 비판했다.
이에 강 회장은 "캠프 출신이라기보다 농협 회장 선거 기간에 저와 마음을 나눈 분들"이라며 "선거 기간에 음으로 양으로 도와준 분들"이라고 설명하며 '코드 인사'로 돌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다만 강회장은 농협중앙회가 지배주주로서 농협금융에 과도하게 관여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일축했다.
금융사고 내부통제 실패 인정…고개 숙인 회장님들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와 관련해서는 강 회장과 이 회장, 이 행장 모두 고개를 숙였다. 사실상 내부통제 실패를 인정한 셈이지만, 설득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있다.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최근 5년간 발생한 10억원 이상 금융사고 6건 가운데 4건이 올해 일어났다. 이건 이상 현상"이라며 "그동안 해왔던 대책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으로 특단의 대책을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석준 회장은 "지난 8월 계열사 대표를 소집해서 내부통제를 대폭 강화하라고 부탁했다"며 "이와 관련해 여러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NH금융윤리자격증' 도입을 밝히며 직원들의 윤리의식을 강조했다.
이석용 행장은 "다른 제도 보완이나 직원 교육 등 시스템 강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많이 부족했다"며 사과했다. 이 행장은 "내부통제 문제는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10월 내로 이사회 의결을 거쳐 금융감독원에 책무구조도 시범 운용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제기한 고위직 중심의 고강도 쇄신과 관련해 이 회장은 "전반적인 제도와 시스템이 문제라고 그러면 책임을 질 수도 있다"면서도 "자세히 보면 과거의 문제가 올해 드러난 것일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농협 안팎에서는 농협금융이 내놓은 '윤리 자격증'이나 책무구조도 도입이 "특단의 대처라고 하기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껏 농협금융 내 준법감시인이 있었으나 내부출신 인사들로 이뤄져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강 회장은 "최근 연이은 사고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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