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의중에 관심이 쏠린다. 지배구조상 강 회장 입김이 막강한 상황에서 지난 3월 NH투자증권 인선을 통해 수면 위로 떠오른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더해지면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차기 회장 후보 선정을 위한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석준 회장은 지난해 1월 취임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올해 말 CEO 인사는 금융당국의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이 적용된다. 지주사 CEO는 최소 3개월 전부터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금융권에서는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지난 3월 NH투자증권 사장 인선 갈등 이후 아직 중앙회와 금융지주 간 갈등이 끝나지 않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강호동 중앙회장이 금융지주 회장 교체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월 NH투자증권 사장 후보를 두고 강 회장이 추천한 인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강 회장이 NH투자증권 임추위 결정을 순순히 받아들이면서 물러난 형태로 마무리됐으나,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강호동 회장도 유세를 도운 인물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보답해야 할 것"이라며 "NH투자증권 사장 인사에서 한발 물러난 만큼 이번엔 중앙회 차원에서 금융지주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 회장은 취임 후 측근 중심의 인사를 단행했다. 강 회장 취임 후 류길년 비서실장, 박석모 조합감사위원장, 박서홍 농협경제지주 대표, 김정식 농민신문 대표, 지준섭 농협중앙회 부회장, 여영현 상호금융 대표가 각각 취임했다.
여기에 지난 4월 농협금융이 이사회를 개편하면서 비상임이사로 박흥식 광주 비아농협 조합장이 포함됐다. 박 이사는 강 회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현재 농협금융 이사회운영위원회 위원장과 임추위, 보수위원회 위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임추위 5명 중 박 이사와 길재욱 사외이사는 올해 농협금융 이사회에 합류했다. 지난해부터 임기를 시작한 김익수 부사장은 농협중앙회 출신이다. 사실상 농협금융 내에서 중앙회 영향력을 이미 확보해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강 회장이 취임 이후 내부통제와 관리책임 강화를 선언한 가운데 농협은행에서 잇따라 발생한 금융사고도 이 회장 거취를 결정지을 명분이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농협은행은 3건의 금융사고가 터졌다. 총 규모는 약 174억원으로 공시에 따르면 사고는 2018년, 2019~2023년, 2020~2023년 발생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 이력으로 대관 능력에 대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도 있다"며 "결국 강 회장의 정무적 판단이 이번 인선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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