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낀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먹구름 낀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한국기업평가가 다올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지난 24일 하이투자증권에 이어 부동산PF 문제를 안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에 줄줄이 경고등이 켜졌다.

한기평은 지난 29일 다올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했다고 밝혔다.

한기평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IB수익 급감과 대손비용 확대로 영업실적 및 경상적 수익성 크게 저하 △자본적정성 지표 저하 추세 △부동산PF 관련 건전성 부담 내재로 유동성 대응력 관찰 필요 등에 따라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다올투자증권의 IB부문 영업순수익은 올해 3분기 기준 2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9% 감소했다. 대출채권매각과 평가손실이 확대됐고, 조달비용 증가, 자회사 배당수익 감소 등으로 전체 영업순수익은 631억원으로 7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테일 부문 시장지위가 미흡한데다가 IB부문의 영업순수익 축소로 올해 2~3분기 연속 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 다올인베스트먼트를 매각하면서 연결자본이 감소했고, 이익창출력이 저하되면서 자본적정성 지표도 저하 추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3분기 기준 수정NCR은 172.7%, 순자본비율은 274.3%로 전년 말 대비 각각 4.3%포인트, 26.5%포인트 하락했다. 

다올투자증권도 부동산PF가 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PF 관련 우발채무 및 기업여신 규모는 4829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64.7%다. 중·후순위 비중이 90% 이상이며 브릿지론 비중이 30% 내외로 질적 위험이 높게 평가된다. 

김선주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최근 수년간 빠른 위험확대와 다올저축은행 인수,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 부동산PF 경기 침체에 따른 유동화증권 매입 및 확약실행 증가로 순자본비율이 300% 미만으로 하락하는 등 자본적정성 지표가 저하된 점이 부담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24일 하이투자증권도 부동산PF 익스포져 부담 탓에 신용등급 전망이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된 바 있다. 부동산 PF 비중이 높거나 IB 실적 부진으로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대신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전망도 하향 조정 가능성이 내포된 것으로 여겨진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은 부동산 시장 호황기 시절 다소 열위한 유형과 입지의 부동산PF에 대한 브릿지론과 중·후순위 포지션을 집중적으로 늘려왔다"며 "상당수 사업현장의 브릿지론 만기가 2024년 5월 이후 연장되어 있는 상황에서 내년 하반기에 부정적 요인이 표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후순위 등 고위험성 부동산PF 비중이 높아 회수 성과가 상대적으로 저조할 수 있는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에는 자산건전성 지표 회복이 다소 지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증권업 관계자는 "작년부터 부동산PF 시장이 안 좋아지면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어난 상황"이라며 "실적 악화로 신용등급 전망 조정을 예상하고 있는 회사들도 여럿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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