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PF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PF 익스포져 건전성 관리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신용등급 전망도 하향된 탓이다.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는 적극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이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됐다. △IB부문의 실적 둔화, 대손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저하됐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익스포져의 건전성 관리 부담이 가중됐으며, △자본적정성은 양호하나 관리 부담이 내재된 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IB부문 영업순수익이 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9% 감소했다. PF 관련 충당금이 521억원으로 적립 부담이 계속된 탓이다. 하이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2억원 감소한 336억원, ROA는 0.4%로 수익성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기준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율은 81.4%로 100%를 하회하고 있지만, PF 익스포져는 9801억원으로 브릿지론 비중이 57%, 변제순위상 중·후순위 비중은 73% 수준으로 질적 위험이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브릿지론은 본PF 전환 지연으로 부실위험이 가중되고 있고, 본PF의 경우 중후순위 및 비아파트 비중이 높아 건전성 저하위험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익스포져로 인한 건전성 저하는 회수의문 및 추정손실 분류 자산이 급증하는 결과를 낳았다. 요주의이하자산이 2751억원으로 2021년 435억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고,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도 9.9%로 2021년 대비 9.1%포인트 상승했다. 충당금 적립잔액은 지난해 말 345억원에서 올해 3분기 1361억원까지 증가하면서 부담이 더해지는 모양새다.
자본적정성 지표도 저하되고 있다. 2020년 상환전환우선주(RCPS), 보통주 각각 1000억원 씩 2000억원의 유상증자와 지난해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2000억원을 조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정NCR은 2020년 289.9%에서 올해 3분기 251.4%까지 하락했다.
부동산PF 익스포져가 급증하면서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홍원식 대표는 즉각 수습에 나섰다. 지난 6월부터 감사실을 통해 부동산 사업 부문에 대한 고강도 내부 감사를 실시했다. 홍 대표는 올해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부동산PF 부서 비위 위혹에 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고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그 결과 최근 김진영 투자금융총괄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 17명이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어 기존 부동산 PF 사업 관련 부문 또는 본부를 실로 격하하고 대표이사 직속으로 편제했으며 투자 심사 업무를 강화하는 투자심사실을 신설하는 등 대대적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조직개편에 대해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한 사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부동산금융 부문의 영업 조직을 효율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기평에서는 PF부문의 구조조정으로 IB부문의 영업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고, 금융비용과 건축비 상승으로 신규 PF 발주가 위축된 점도 IB 실적을 억누를 것으로 보인다.
정효섭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PF 관련 대손부담으로 당분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라며 "PF 익스포져의 양적, 질적 부담이 경쟁사 대비 큰 편으로, 자산건전성 저하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리테일 및 기업금융 영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상품운용 실적이 개선된 점도 긍정적이다. 또한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부동산 딜의 사업성과 건전성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부동산PF 침체로 충당금을 본격적으로 적립하면서 대응하고 있다"라며 "전통IB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조직도 확충했다. 더불어 자산 운용과 차액결제거래(CFD) 등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리테일 저변을 넓히려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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